
후지산 아래부터 다시 ‘무장’ 시작한 일본
일본이 전후 첫 장거리 미사일을 들여놓은 곳이 바로 후지산 자락 시즈오카현의 육상자위대 후지 주둔지다. 이 지역은 2차대전 패전 이후 오랫동안 ‘평화헌법’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일본 방위전략 대전환의 최전선이 됐다. 정권은 장거리 미사일·드론 확보를 축으로 “전쟁할 수 있는 나라” 수준으로 군사 태세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방위 관련 예산도 연 100조 원 규모로 키우며, 80년 만의 재무장을 실제 숫자로 증명하는 중이다.

살상무기 수출 해제·정보기관 신설…속도 붙는 ‘전쟁국가화’
일본 정부는 최근 살상무기 수출을 사실상 허용하는 방향으로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손질했다. 60년 넘게 유지되던 살상무기 수출 규제의 해제가 실제로 이뤄진 셈이다. 이어 일본판 CIA로 불리는 국가정보국 설립 법안이 중의원을 통과하며, 정보·첩보 역량까지 한층 강화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동시에 자위대가 쓰지 않는 중고 호위함을 필리핀·인도네시아 등에 무상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제를 정비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이는 남중국해·대만해협 인근 우방국들의 군사력을 키워 중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다. 방위상은 직접 필리핀·인도네시아를 찾아 방산·안보 패키지를 밀어붙일 예정이다.
![후지산 정상이 눈앞에…7년 전처럼 물러서지 않으리 [ESC]](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5-0398/image-8727fef0-0cd2-4a5b-8f0c-13fcc42bf786.jpeg)
후지산 동네 주민들의 복잡한 속내
후지 주둔지 인근 오야마정·고텐바시 주민들은 70년 넘게 자위대와 공존해 왔지만, 미사일 배치 문제만큼은 의견이 갈린다. 전쟁에서 가족을 잃은 세대는 “미사일이든 뭐든 필요 없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억지력이라고 하지만, 여기부터가 표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젊은 세대의 불안도 있다. 반면 40~50대 남성들 사이에서는 “북한 미사일 뉴스, 중국의 군사 행동을 보면 최소한 막을 수단은 있어야 한다”는 현실론도 나온다. 공통점은, 자위대는 인정하지만 ‘공격적 색채’가 짙어진다는 데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100조 원 방위비, ‘섬나라 전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의 답
일본 방위전략의 핵심 고민은 1만 4천여 개 섬으로 이루어진 열도를 제한된 인력·예산으로 어떻게 방어하느냐에 있다. 자위대 정원조차 못 채운 22만 명 수준의 인력으로, 50만 명에 가까운 한국군보다 적다. 그래서 일본은 “적이 쏘기 전에 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과 “사람 대신 싸우는 무인체계”를 해답으로 보고 있다. 본토뿐 아니라 도서 지역, 이지스함 등에 사거리 1,000~2,000km급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해 적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능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난세이 제도 등 제1도련선 도서 지역에 대량의 무인기·무인함정·무인차량을 배치해, 접근하는 적을 조기에 포착·저지하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

후지 주둔지에 깔리는 ‘장거리 화력 + 무인 방어망’
후지 주둔지는 이미 사거리 수백 km급 고속활공탄이 배치된 상태이며, 향후 2,000km급까지 개량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단순 방어용이 아니라, 일본 주변 해역과 심지어 일부 주변국 내 목표물까지 겨냥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상징한다. 여기에 각 도서 지역에 배치될 무인 정찰·공격 플랫폼과 연동되면, 사람이 직접 나가지 않고도 상대를 감시·타격하는 네트워크가 완성된다. 일본 정부가 올해만 무인기 확보에 1조 원 규모 예산을 편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후지산 아래 주둔지가 단순 훈련장이 아니라, 일본 전역 장거리 타격망의 중요한 한 축이 되어가고 있다.

‘자위대는 위헌인가’에서 ‘헌법에 자위대 명기’로
마지막 퍼즐은 군사력의 ‘법적·정신적 무장’이다. 일본 평화헌법 9조는 전쟁 포기·군대 보유 금지를 명시하면서도, 그 틈새에 자위대가 자리 잡아 오랫동안 “위헌 논란 속 합법적 존재”라는 애매한 입지에 놓여 있었다. 새 정권은 이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직접 명시하는 개헌을 추진 중이다. 이는 자위대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우리는 방어를 위한 정규 군대”라는 인식을 국내·외에 강화하려는 정치적 의도와 맞닿아 있다. 결국 후지산 아래부터 시작된 장거리 미사일 배치와 재무장은, 예산·전력·법·의식까지 모두 바꾸려는 일본식 ‘총체적 재무장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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