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로프노르 지진파, 미국이 “핵실험”이라고 찍었다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2020년 6월 22일 중국 로프노르 핵실험장 인근에서 규모 2.75 지진파가 포착됐다”고 공개했다.
데이터를 직접 분석했다는 그는 “다른 원인보다 단일 폭발, 특히 특정 위력의 핵폭발 특성과 가장 잘 맞는다”고 주장했다.
미 당국은 정확한 위력은 특정하지 않았지만, 핵물질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초임계 조건’ 실험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공개적으로 신고된 마지막 중국 핵폭발 실험이 1996년이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중국이 비밀 핵실험을 재개했다”는 정치적 메시지에 가깝다.

34년 만의 핵실험 재개 시사, “중국과 동등한 조건으로 간다”
미국의 마지막 핵폭발 실험은 1992년 네바다에서 실시된 ‘디바이더’ 실험이었다.
그 후 미국은 30년 넘게 핵폭발 실험을 멈추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임계전 실험으로만 신뢰성을 유지해 왔다.
이번에 미 고위 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 발언 그대로, 중국·러시아와 동등한 조건에서 핵실험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면서 판이 달라졌다.
다만 과거처럼 수 메가톤급 대기권 핵실험이 아니라, 지하에서 제한적 규모로 진행되는 ‘현대식 핵실험’ 복귀를 의미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사이언스 브런치] 핵실험이 강우량, 날씨도 변화시킨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5-0398/image-5fb8c7f5-1adb-471c-aa9f-e841727cfe7c.jpeg)
군비통제 마지막 울타리 뉴스타트가 끝나자, 핵 카드 꺼낸 미국
러시아와 미국의 전략핵을 묶어 놓던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은 이미 만료되어 사실상 효력을 잃었다.
이 조약은 발사 플랫폼·배치 탄두 수를 상한선 안에 묶어 두던 마지막 군비통제 장치였다.
이 울타리가 사라지자, 미국은 이를 계기로 중국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3자 핵협정을 만들겠다고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핵실험 의혹을 공개한 것도, “중국도 이미 선을 넘었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핵실험 재개와 3자 협정 추진 명분을 동시에 쌓으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중국 핵전력 급증,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
미 국방부와 미국 언론은 최근 몇 년간 중국 핵전력 확장을 꾸준히 경고해 왔다.
쓰촨 산악지대 등지에서는 핵시설 지하화·방호 강화·환기구 증설 정황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중국이 새 ICBM 사일로 수백 기를 건설하고, 그중 100기 이상에 실제 미사일을 장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공개됐다.
핵탄두 수 역시 현재 600기 안팎에서 2030년경 1000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되면서, 미국이 중국을 ‘3번째 핵 대국’이 아니라 향후 ‘2대 핵 경쟁자’로 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중국은 “미국이 핵실험하려고 핑계 만든 것”이라고 반발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주장을 “전혀 근거 없는 정치적 공격”이라고 일축했다.
베이징은 미국이 스스로 핵실험을 재개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한다.
국제 감시망을 운영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 역시, 미국이 지목한 날짜에 핵폭발 특징에 부합하는 사건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미국 싱크탱크도 위성사진과 지진파만으로는 “비밀 핵실험”을 단정짓기 어렵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등, 국제사회 평가가 미국·중국 주장 사이에서 갈라진 상태다.

새 군축 협정이냐, 3자 핵 군비경쟁이냐 기로에 선 핵질서
미국은 “중국이 빠진 군축 체제는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며 3자 협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핵탄두 수에서 아직 미국·러시아에 한참 못 미치는데 왜 우리가 같은 선에서 군축을 해야 하느냐”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미·러 사이 마지막 조약마저 사라진 가운데, 세 나라는 각자 “상대가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만 되풀이하는 형국이다.
이대로라면 새로운 규범을 만드는 대신, 미국·중국·러시아가 서로를 명분으로 핵실험과 핵전력 증강을 정당화하는 3자 핵 군비경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핵실험 재개 논쟁이 던지는 경고, 동맹국과 주변국의 계산법
미국이 실제로 네바다에서 핵실험을 재개할 경우, 러시아와 중국도 뒤따를 명분을 얻게 된다.
그 여파는 한반도·동북아처럼 미·중·러 전략 경쟁이 겹쳐 있는 지역에 그대로 파고들 수밖에 없다.
동맹국들은 미국 핵우산의 신뢰성을 재평가하는 동시에, 자체 억제력·미사일 방어·재래식 정밀타격 능력 강화를 어디까지 끌어올려야 할지 다시 계산해야 한다.
“중국이 6년 전 비밀 핵실험을 했느냐”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 의혹을 계기로 30년간 유지돼 온 ‘핵실험 금지의 관행’ 자체가 무너질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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