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만 원짜리 자폭 드론 15만 대, 미군이 꺼낸 ‘양으로 밀어붙이기’
미국 국방부는 2027년까지 대당 약 300만 원(2,300달러) 수준의 자폭 드론 15만 대를 실전 배치하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는 “수백만 달러 미사일로 수천 달러 드론을 잡는 시대는 끝났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전면적인 발상 전환이다.
최소 예산으로 최대 타격을 내기 위해, 값비싼 하이테크 무기 대신 싸고 많이 찍어내는 ‘무인 특공대’를 전장의 전면에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F‑35 몇 대 값으로 적 방공망을 질식시킬 정도의 드론 떼를 운용하는 그림은, 베이징과 모스크바 모두가 예의주시하는 변화다.

‘건틀릿’이라 불리는 실전 테스트, 서류 대신 전장에서 뽑는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가장 파격적인 부분은 도입 방식이다.
미군은 서류 심사와 형식적 평가를 대폭 생략하고, 조지아주 포트 베닝에서 ‘건틀릿(The Gauntlet)’이라 불리는 실전 테스트를 열어 업체를 가린다.
크라토스 같은 미국 방산기업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을 굴려본 기업들까지 포함해 20여 개 업체가 직접 드론을 날려 성능과 가성비를 입증해야 한다.
여기서 성적이 좋은 회사는 시험이 끝나자마자 수백억 원 규모의 즉각 발주를 받게 되며, 테스트장은 사실상 ‘전투형 공개 입찰장’이 되는 셈이다.
![이동표적 은밀히 쫓아가 파괴…우크라군이 띄운 '괴물 자폭드론' [Focus 인사이드] | 중앙일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5-0398/image-53d9d5dc-7c79-4514-9af9-2323d6abd624.jpeg)
왜 굳이 ‘300만 원’인가, 우크라이나가 보여준 가성비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싸구려가 비싼 것을 이길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이다.
러시아는 값싼 자폭 드론을 대량 투입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수십억 원짜리 방공 미사일을 소모하게 만드는 비효율 구조를 만들어냈다.
미군은 이를 반대로 뒤집어, 1차로 대당 약 700만 원짜리 드론 수만 대를 들여오고, 최종적으로는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춰 15만 대까지 늘리는 로드맵을 세웠다.
핵심은 “잔탄처럼 아낌없이 쓸 수 있을 만큼 싸고, 그래서 전장 어디에나 깔 수 있는 무기”를 표준화하겠다는 의지다.
![美는 싼 자폭드론, 獨은 장거리 토마호크에 눈독 왜? [밀리터리 브리핑] | 중앙일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5-0398/image-6a5ca4f6-1975-429d-92bd-d772dc76885c.jpeg)
관료주의 잘라낸 펜타곤, ‘몇 년’ 걸리던 걸 ‘몇 달’로
이 프로그램에는 무기 도입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정치적 의지도 깔려 있다.
통상 미국의 신규 무기 사업은 각종 요구 조건과 예산 심의를 거치며 수년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관료적 지연이 전투력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명분 아래, 설계–시험–발주–배치를 몇 달 단위로 끊어 돌리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국방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려는 현 행정부 기조가 그대로 반영된 조치로, 성공할 경우 다른 무기 체계로도 확대될 수 있는 실험이다.
![미-이란 자폭드론 투입은 '장기전 대비용'[양낙규의 Defence Club] - 양낙규기자의 Defense Club](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5-0398/image-8fe06fa4-38b6-4f9f-9c10-fa832e76e873.jpeg)
다수의 로우테크 vs 소수의 하이테크, 전쟁의 문법이 바뀐다
수백만 달러짜리 미사일은 한 번에 한 목표만 제거할 수 있지만, 수십만 대의 저가 드론은 적 방공망 자체를 마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대량의 자폭 드론이 다방향·다파고도에서 동시에 쏟아져 들어오면, 기존 방공 시스템은 모든 표적을 추적·요격하기 어려워진다.
게다가 이런 드론은 정찰·전자전·미끼 역할까지 겸할 수 있어, 값비싼 스텔스기와 순항미사일의 생존성을 높여주는 ‘소모용 방패’ 역할도 한다.
결국 “소수의 고귀한 첨단 무기”가 아니라 “수십만 개의 치명적인 저가 무기”가 하이테크 전력을 압도하는 구도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포착] 자폭 드론 첫 배치…美 육군, 이제 분대가 전차도 격파한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5-0398/image-8841e424-576f-448b-afbc-f80cbd798b37.webp)
민간 생산라인을 전시 동원 체계로 바꾸려는 미국
미군이 이번 프로그램에서 노리는 또 하나의 효과는 민간 생산 인프라를 전시에 곧바로 군수 생산으로 돌릴 수 있는 구조다.
드론처럼 상용 기술과 군사 기술의 경계가 모호한 분야는, 평시에는 민수용을 찍다가 위기 시 군용으로 전환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국방부는 여러 기업이 저가 드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게 되면, 필요할 때마다 ‘찍어내듯’ 공급받는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냉전 시절 거대 방산업체 몇 곳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훨씬 넓은 저변의 민간 산업을 전쟁 수행 능력으로 끌어들이려는 장기 전략이기도 하다.

베이징과 모스크바가 긴장하는 이유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저가 드론을 전장에 대량 투입해 본 경험이 있어, 미국의 이번 전환이 갖는 의미를 잘 알고 있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 주변 해역과 대만해협에서 미군이 “값싼 드론 구름”을 형성할 능력을 갖출 경우, 기존 A2/AD(접근거부·지역거부) 전략을 다시 계산해야 할 수 있다.
러시아 역시, 자신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한 방식이 훨씬 큰 규모와 기술력으로 역수입되는 셈이어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드론 도미넌스’ 실험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5~10년간 미·중·러가 짜는 전쟁 시나리오의 전제 조건 자체를 바꿔 놓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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