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야스쿠니 공물과 살상무기 수출을 동시에 꺼내다
지난해 10월 총리에 오른 다카이치 사나에는 취임 직후부터 ‘여자 아베’로 불렸다.
그는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공개 발언하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남긴 노선을 그대로 잇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중국과의 대립을 염두에 둔 강경한 안보 노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4월 21일 그는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에 맞춰 공물을 봉납했다.
바로 그날, 일본 내각은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 수출까지 전면 허용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살상 무기 수출’ 전면 해금으로 간 일본
그동안 일본은 무기 수출 목적을 구조·수송·경계·감시·기뢰제거 등으로 제한해 왔다.
21일 내각 결정으로 이 제한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공격용 무기까지 포함한 살상능력 보유 무기의 수출이 가능해졌다.
현지 주요 언론은 이를 두고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의 수출이 전면적으로 해금됐다”는 표현을 썼다.
과거 3원칙 시대와 비교하면, 일본 방위산업이 사실상 본격적인 ‘방산 수출국’으로 전환하는 분수령에 해당하는 조치다.

야스쿠니와 무기 수출이 한날 동시에 나온 이유
다카이치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재임 중 야스쿠니를 직접 참배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 온 인물이다.
그러나 자신은 춘계 예대제에 맞춰 공물만 봉납하고 실제 참배는 하지 않는 선택을 했다.
겉으로만 보면 한 발 물러선 듯한 행보지만, 같은 날 내놓은 결정은 오히려 한층 더 강경했다.
야스쿠니라는 상징 자극과, 살상 무기 수출 허용이라는 실질 조치가 동시에 나온 셈이다.

‘무기 수출 3원칙’에서 ‘방위장비 이전 3원칙’까지
일본의 무기 수출 제한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정권이 제시한 ‘무기 수출 3원칙’에서 출발했다.
공산권 국가, 유엔이 수출을 금지한 국가, 분쟁 중이거나 그 위험이 있는 국가에는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이 원칙은 이후 미키 다케오, 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정권을 거치면서 예외 범위가 넓어졌고, 평화 공헌·국제협력 명목의 수출은 허용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속이 비어 갔다.
제2기 아베 내각은 2014년 이 3원칙을 완전히 폐기하고, ‘새로운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도입해 “일본 안보에 해가 되지 않는 한 방산 수출·협력 가능”이라는 틀을 만들었다.
‘여자 아베’가 덧붙인 한 줄, “살상무기도 수출”
아베 시절 새 원칙은 요건을 달긴 했지만, 방산 협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다카이치 내각은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그동안 사실상 금기처럼 남아 있던 공격용·살상 무기 수출까지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문을 열었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의 전쟁 범죄를 “하늘에 사무칠 죄행”이라 규탄하며, “신형 군국주의 망동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반발했다.
중국과 긴장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도 일본이 이런 조치를 선택했다는 점은, 동아시아에서의 역할을 더 적극적인 군사 행위자로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한국 입장에선 왜 더 민감한가
일본의 재무장과 방산 수출 확대는 중국 견제 구도 속에서 추진되고 있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복잡한 감정을 불러온다.
과거 강제동원·식민지 지배, 야스쿠니 신사와 전범 미화 논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그 나라가 살상 무기 수출까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스쿠니 예대제에 공물을 바치며 동시에 무기 수출을 풀어버리는 장면은, 한국에게는 ‘역사를 정리하지 않은 채 군사적 영향력을 넓혀 가는 이웃’의 모습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일본의 이번 행보는 중국과의 갈등만이 아니라, 한반도와 동아시아 전체 안보 구도에도 장기적인 파장을 가져올 수 있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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