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조 잠수함 팔러 간 줄 알았는데” 캐나다 해역서 드러난 진짜 목적
한국 해군 최초의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이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 수주전을 위해 태평양을 건너갔다. 겉으로만 보면 국산 잠수함 성능을 뽐내는 방산 마케팅 원정처럼 보이는 행보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이를 “사실상 양국 해군의 전시 작전 호흡을 맞추는 첫 실전형 군사훈련”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역사적 합동 해상훈련”으로 보도한 캐나다 언론
캐나다 CTV뉴스는 25일(현지시간) 한국과 캐나다가 오타와의 새 잠수함 확보 추진 속에서 “역사적인 합동 해상훈련에 나섰다”고 전했다. 도산안창호함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 인근 에스콰이몰트 해군기지에 입항해 캐나다 해군과 함께 훈련에 돌입했다. 캐나다 정부는 250억 달러, 우리 돈 약 37조 원 규모로 12척의 차세대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 중이며, 장기 정비와 군수지원까지 포함하면 최대 60조 원 안팎의 사업으로 평가된다.

잠수함만 보는 게 아니다… ‘같은 작전망에 들어갈 수 있나’ 시험
이번 훈련에는 프리깃함과 잠수함뿐 아니라 공군 전력까지 참여해 모의 전시 환경을 구현했다. CTV는 이를 “첫 단독 합동 해상훈련”이라고 소개하며, 캐나다가 단순히 잠수함 제원만 보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캐나다 입장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한국 해군이 자국 지휘통제 체계와 통신망, 동맹 작전 구조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자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태평양 직접 건넌 KSS-III, ‘운용 중인 실물’로 승부
도산안창호함의 캐나다 방문은 KSS-III급 잠수함의 장거리 항해 능력을 실제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KSS-III급은 한국이 독자 설계·건조한 3000t급 잠수함으로,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갖춰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하고 대양 항해 능력을 특징으로 내세워왔다. 한화오션은 이 플랫폼을 앞세워 캐나다초계잠수함사업(CPSP)에 도전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성능표가 아니라 실제 잠수함을 캐나다 바다까지 보내 ‘운용 중인 실물’을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이미 여기 와 있다” TKMS와 다른 한국의 레벨업 전략
캐나다 사업에는 독일 조선업체 TKMS가 주도하는 독일·노르웨이 공동 제안도 최종 경쟁 상대로 거론된다. TKMS가 유럽 방산망과 나토 운용 경험을 앞세운다면, 한국은 장거리 항해·통신 호환성·연합훈련 능력을 현장에서 직접 입증하는 전략이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KSS-III가 TKMS의 타입 212CD보다 우수한 점을 묻는 질문에 “단적으로 KSS-III는 지금 운영이 되고 있고 여기에 와 있다”고 답해, 아직 실물이 없는 경쟁 모델과의 차이를 우회적으로 부각했다.
![포토] 캐나다 기지에 입항하는 도산안창호함 | 서울신문](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5-0398/image-09589572-1163-4cc5-ba76-245f1b0ab8fd.webp)
캐나다 함대와 같은 망에서 훈련… “필요할 때 함께 싸울 준비”
한국 해군은 이달 초 도산안창호함의 자체 통신체계로 캐나다 해군 태평양함대와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승조원은 미국 하와이에서 잠수함에 승선해 빅토리아까지 함께 항해하며 실제 승조원 운용을 체험했다. 데이비드 패첼 캐나다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입항 환영식에서 “캐나다와 한국은 모두 민주주의·태평양·해양 국가”라며, 동맹국이 서로 소통하고 작전하며 능력을 이해해야 “필요할 때 함께 싸울 준비가 된다”고 강조했다. 잠수함 수주 경쟁을 넘어, 실제 전시 연합작전 상호운용성을 가늠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한국전 연대까지 꺼낸 ‘장기 안보 파트너’ 시험대
외교 무대에서도 수주전은 이어졌다. 임기모 주캐나다대사는 빅토리아에서 양국 정치·경제·국방 인사를 초청해 도산안창호함 태평양 횡단과 입항을 기념하는 오찬을 열고, 인도·태평양 협력과 국방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해군 장병들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전쟁기념비에서 한국전쟁 참전 캐나다군 전사자 516명을 추모하며 가평 전투 등 양국의 역사적 연대를 재조명했다. 도산안창호함의 캐나다 원정은 그래서 “잠수함을 팔러 간 장면”이 아니라, 캐나다가 한국을 장기 안보 파트너로 받아들일지, 나토·인도태평양 전략 속에서 함께 움직일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사실상의 군사훈련이자 신뢰 구축 과정으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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