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궁-II보다 위”라며 북한이 내세운 600mm 초대형 방사포의 본질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며 실전에서 주목받은 한국형 중거리 방공체계 천궁-II에 맞서, 북한이 “우리는 다르다”는 식으로 들고 나온 카드가 600mm 초대형 방사포다. 김정은이 딸 김주애와 함께 참관한 가운데 360km 이상 떨어진 동해 섬 목표를 “100% 명중했다”고 주장하며, 사거리 420km를 강조해 사실상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뒀다고 선전했다. 한국 무기보다 정밀하고 치명적이라는 메시지를 내세워 심리전을 걸겠다는 의도가 짙다.
![포토타임]북한, 600㎜ 신형 방사포 50문 증정식…당대회 앞두고 무력 과시 | 중앙일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6/CP-2025-0398/image-423db6f2-3c33-485c-aa7d-52eb55ed3bd2.jpeg)
00mm 초대형 방사포, 사실상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 매체가 공개한 훈련 장면을 보면, 장거리포병구분대 소속 600mm 발사관 여러 문이 동시에 불을 뿜는 모습이 나온다. 북한은 이 방사포탄이 360km 떨어진 동해 섬 표적을 모두 맞췄다고 주장하며 “초정밀 타격 능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군과 다수 전문가들은 이 체계를 전통적 의미의 ‘다연장 로켓’이라기보다, 궤도와 비행특성상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가까운 준탄도 체계로 분류한다. 탄두부에 유도·조종 기능을 적용하면 요격 난도가 높아지고, 단시간에 포탄 다수로 포화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북한이 대남 전술핵 플랫폼으로 가장 공들여 키우는 무기 중 하나다.

“사거리 420km”라는 숫자가 노린 것
김정은이 직접 “사정권 420km 안에 있는 적들에게 불안을 줄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의도적으로 설계된 메시지다. 휴전선 일대에서 남쪽으로 420km를 그으면 수도권·충청권·대구 일부까지 포함해 남한 대부분의 주요 도시·기지가 들어온다. 북한은 이 무기를 두고 이미 “남조선 전역을 타격하는 대남 저격 무기”라는 표현을 써 왔고, 이번에도 남한이라는 단어를 굳이 빼고 단지 사거리 숫자만 반복하며, 한국 사회에 “어디에 있어도 안전지대는 없다”는 인식을 심으려 한다. 한국 천궁-II의 요격거리(최대 150km급)를 염두에 두고, 그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쏴 내려찍는다는 식의 ‘숫자 싸움’이기도 하다.

화산-31 전술핵과의 결합을 과시
이번 훈련 보도에서 북한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다시 끌어들인 점도 중요하다. 화산-31은 북한이 공개한 소형 전술핵탄두로, 600mm 방사포·각종 단거리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 등에 공용으로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이번 훈련 탄두에 핵탄두가 장착됐는지는 알 수 없고, 핵탄두 소형화·신뢰성도 검증된 바는 없다. 그러나 북한 입장에서는 “이 방사포는 평소엔 재래식 고폭탄, 유사시엔 전술핵탄두도 달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함으로써, 남한과 미국을 향해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전술핵으로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인식을 흘리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플랫폼 자체보다, “핵·재래식 겸용”이라는 그림을 만들려는 정치적 연출에 가깝다.

천궁-II 90% 요격률 vs 북한의 “100% 명중” 선전전
천궁-II가 중동에서 이란발 미사일·드론 요격에 투입돼 90% 안팎의 요격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북한이 “360km 목표 100% 명중”을 내세운 것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이란의 공격이 한국 기술로 막힌 상황에서, 북한은 “우리는 이란과 급이 다르다”는 식의 메시지를 만들어야 했다. 다만 북한 주장대로 실제 CEP(원형공산오차) 범위 안에서 100% 명중했는지는 외부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다. 과거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에서 오차·불발 사례가 적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선전성 과장이 섞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360km·420km·100%’ 같은 숫자를 반복해 넣는 것은, 한국 내 여론과 정치권을 겨냥한 심리전 포인트로 봐야 한다.
“우리는 이란과 다르다”는 메시지, 사실은 미국 겨냥
최근 이스라엘·미국이 이란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하면서, 북한 내부에서도 “다음 타깃은 북한이 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졌다는 분석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김주애까지 데리고 나온 공개 훈련에서 600mm 방사포를 집중 조명한 것은, 단지 남한이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요지는 “우리는 이란처럼 후방만 얻어맞는 나라가 아니라, 남한을 즉시 타격할 수 있는 전술핵 투발 수단을 갖고 있으니, 선제 공격을 감히 생각하지 말라”는 경고다. 김정은의 “사정권 420km 안의 적” 발언은 한미 연합훈련과 선제타격 논의를 견제하는 동시에, 위기 시 미국이 개입할 경우 남한이 감당해야 할 피해 규모를 상기시키려는 의도가 섞여 있다.

군이 보는 실체: ‘다연장’ 간판을 단 단거리 핵·미사일 플랫폼
한국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공개를 단순한 포병 훈련이라기보다, 대남 전술핵 투발 수단의 ‘완성 시위’에 가깝다고 본다. 600mm 방사포는 발사 플랫폼만 보면 다연장포지만, 탄두·궤도·유도 방식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큰 차이가 없다. 북한이 이미 다수 보유한 KN-23·KN-24 계열 SRBM, 순항미사일, SLBM과 함께, 600mm 방사포는 남한 전역을 포화 타격하는 ‘저고도·단시간 투발망’을 구성하게 된다. 특히 포병부대 편제로 운용되기 때문에 숨기기·분산 배치·기습 발사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한국 입장에서는 탐지·사전 타격·요격 세 축을 모두 강화해야 하는 까다로운 상대다.

한국의 과제: 요격만으로는 부족, ‘발사 전’이 관건
천궁-II·패트리엇·L-SAM과 같은 다층 방공망이 이론상 600mm 방사포탄 상당수를 요격할 수 있다고 해도, 북한이 수십·수백 발 동시 포화를 가정할 경우 방어만으로 피해를 ‘0’에 수렴시키기는 어렵다. 결국 핵심은 발사 전 탐지와 선제적인 무력화 능력이다. 정찰위성·고고도 무인기·전자·신호정보를 통해 발사 징후를 최대한 조기에 잡고, 장거리 정밀타격과 특수전·사이버·전자전 등을 결합한 ‘킬체인’으로 발사 플랫폼과 지휘·통제망을 끊어야 실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북한이 “한국 무기를 뛰어넘었다”며 600mm 방사포를 과시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방공 능력이 그만큼 성장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방증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위에 어떤 공격·억제 조합을 쌓아 올려 이 새로운 위협을 관리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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