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군 보직 5% 감축, “위가 너무 두껍다”는 내부 인정
현재 미 육군에 승인된 장군 보직은 219개쯤인데, 이 가운데 12개 이상을 없애겠다는 게 이번 계획의 골자다. 숫자만 보면 5% 정도지만, 상징성은 크다. 참모총장 랜디 조지와 참모진은 “육군 전체를 훑어보니, 없어도 되는 장군 자리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근 미국 군사 싱크탱크에서 “미 육군은 너무 상층부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공개적으로 나온 뒤, 육군 수뇌부가 사실상 그 지적을 수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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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이후 60% 커진 참모부, 전투병 인원을 잡아먹다
문제의 뿌리는 9·11 이후 20여 년간 쌓인 “본부 공화국” 구조다. 육군 본부와 각급 상위 사령부는 임무가 늘었다는 이유로 직제를 계속 키워 왔고, 그 결과 참모부 규모가 60% 가까이 불어났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본부가 많아지면 전투에 나갈 병력·예산·장비가 그만큼 줄어든다. 보고 라인과 회의, 문서 작업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실제 전투력 향상 효과는 불분명하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2차대전 때도 없던 자리들이 너무 많이 생겼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 타깃: 시설관리·획득 조직 같은 ‘중복 본부’
비판의 중심에 선 조직들이 육군 시설 관리 사령부(IMC), 육군 획득군단(AAC) 같은 본부들이다. 원래는 군 시설·획득을 효율화하겠다고 만든 조직들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참모부와 역할이 겹치면서 비대화의 상징이 됐다. 특히 AAC가 제 역할을 했다면 굳이 미래사령부(AFC)라는 새로운 대형 조직을 또 만들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내부 평가까지 나왔다. 이런 본부들을 통폐합·축소해, 그 인력과 예산을 실제 작전부대에 돌리겠다는 게 현재 논리다.

“장군 줄이면 군대가 약해지지 않나?”에 대한 답
장군 숫자를 줄인다고 해서 전투력이 곧바로 떨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책상 앞 장군’이 너무 많으면, 일선 부대에 사람이 모자라고 보고서·회의 부담만 늘어난다. 미 육군 개혁의 목표는 장교 대 사병 비율을 정상화하고, 불필요한 본부·참모 자리를 줄여 전투부대 인원과 예산을 늘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고 체계가 단순해지고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며, 남는 인건비를 장병 훈련·장비 현대화에 쓰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진짜 ‘화력’도 바꾸는 중 – 필리핀 타이푼·MDAC 같은 예
흥미로운 건, 이런 조직 개편과 동시에 미 육군이 실제 전장에 쓰일 새로운 전력을 적극적으로 시험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필리핀에 배치됐다가 곧 도입까지 추진되는 타이푼(MRC) 지상 발사 미사일 시스템은, SM-6 같은 요격·대함 미사일을 트럭에 실어 군도 전역을 빠르게 옮겨 다니게 만든 플랫폼이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맞서는 필리핀의 ‘열도 방위’ 개념에 딱 맞는 무기라, 미 육군이 가진 중거리 화력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 하나는 초고속 발사체(HVP)를 쓰는 다영역 포병 대포(MDAC) 사업이다. 이것은 155mm 자주포로 드론·순항미사일·항공기를 때릴 수 있게 하려는 프로젝트다. 대공 미사일 대신 초고속 포탄을 쓰기 때문에, 발당 가격은 스팅어나 PAC-3보다 훨씬 싸면서도, 이미 있는 포병 체계·레이더·지휘체계를 활용해 새로운 ‘탄약만 갈아 끼우는’ 방식이다. 장군·본부를 줄이는 대신, 이렇게 현장에서 직접 쓰일 무기와 네트워크를 키우는 쪽으로 육군의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움직임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위는 줄이고, 앞줄은 채운다”는 방향 전환
정리하면, 미 육군의 장군 보직 감축과 본부 슬림화는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전투부대 중심으로 인력·예산을 다시 재배치하겠다는 시도다. 상층부를 줄이는 대신, 실제로 싸우는 사단·여단·포병·방공·신속대응 부대에 더 많은 사람·장비·기술을 보내겠다는 것이다. 장군 보직이 줄어들어 당장은 내부에서 반발도 나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너무 상층부에 치우친 군대”라는 비판을 벗고, 미 육군이 다시 “작전 중심 조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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