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에서 정든 팀을 떠나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김범수가 친정팀 대전 홈경기에서 뜻밖의 행동으로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경기 도중 원정팀인 KIA의 불펜이 아닌 한화의 홈 불펜에 들어가 워밍업을 진행한 것인데, 이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 괘씸하다는 농담 섞인 반응과 함께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김범수는 지난 겨울 FA 자격을 얻어 3년 20억 원의 조건으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에서 오랜 시간 뛰며 괘씸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그는, 이적 후에도 친정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대전 방문 경기에서 보여준 한화 불펜 점거 사건은 팬들에게 당혹감과 함께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의 구조상 홈팀 불펜은 1층, 원정팀 불펜은 2층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2층 원정팀 불펜 시설이 워낙 열악하고 냉방 장치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김범수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익숙한 1층 홈팀 불펜으로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한화에서 뛰며 익숙했던 곳인 만큼 윤규진 불펜코치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몸을 풀었다는 후문이다.

사실 김범수의 올 시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FA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캠프 직전까지 계약에 난항을 겪다 KIA의 손을 잡고 간신히 미아 신세를 면했다.
그러나 이적 후에는 이닝 과부하 등의 여파로 평균자책점 4점대 후반의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잘못 산 것 아니냐는 KIA 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한화 팬들은 그를 보며 여전히 우리 팀 사람 같다며 싱숭생숭한 반응을 보이는 반면, KIA 팬들은 기록적인 수치 앞에서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계약 후 2개월이 흐른 지금, 김범수가 보여준 이번 불펜 해프닝은 그가 여전히 한화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설 문제에 따른 현실적인 선택이었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한화의 영원한 괘씸이로 불렸던 김범수가 KIA에서 어떤 야구 인생을 써 내려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계약 기간이 많이 남은 만큼, 남은 기간 동안 본인의 기량을 증명해 잘못 산 FA라는 오명을 씻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음에 그가 대전을 찾을 때도 다시 1층 불펜을 기웃거리게 될지, 아니면 KIA의 당당한 필승조로서 2층에서 묵묵히 몸을 풀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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