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자 따로 수비”는 끝, 3국 방공망 한 몸처럼
과거에는 미국·필리핀·일본이 각자 자기 영공을 따로 지키며 레이더를 돌리고 미사일을 쏘는 구조였다. 이번에는 이 파편화된 방식이 버려지고, 방공·미사일 방어 자산을 하나의 통합 네트워크(IAMD)로 묶었다. 미 육군·해병대, 필리핀 공군, 일본 자위대가 쏘는 미사일과 운용하는 레이더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어떤 표적을 누가 어느 고도에서 요격할지 자동에 가깝게 분담하는 실전형 체계가 시험된 것이다. 이걸 통해 “누군가 놓친 표적”을 최소화하고, 같은 목표에 미사일을 중복 발사하는 낭비도 줄이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일본 Type 11이 막은 ‘하늘의 구멍’
필리핀 공군은 이스라엘제 SPYDER 지대공 미사일로 기지와 해안 거점 상공에 기본적인 방공 우산을 깔았다. 여기에 일본 자위대가 직접 Type 11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들고 필리핀 북부 루손 등 요지에 전진 배치했다. 이 조합은 중·장거리 미사일이 놓치기 쉬운 저고도·근거리 표적, 특히 지형에 숨어 들어오는 크루즈 미사일·항공기·헬기·드론 등을 촘촘히 잡아내는 역할을 한다. 일본 입장에서는 자국 방어용으로 설계한 Type 11을 실제 남중국해·대만 인근 전장에서 써볼 수 있는, 일종의 ‘실전 리허설’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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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떼, 요격 미사일로 상대 안 한다”
이번 훈련에서 눈에 띈 건 소형 드론과 군집 드론(드론 스웜)에 대한 대응 방식이다. 미군은 필리핀 해안에 VAMPIRE(다목적 정밀타격체계), MADIS, Avenger 같은 드론 사냥 전용 무기들을 전진 배치했다. 값비싼 지대공 미사일로 수십만 원짜리 드론을 떨어뜨리면 ‘비용 교환비’가 엉망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레이저 유도 로켓과 기관포·기관총·전자전 장비로 드론을 청소하는 방식이 시연된 것이다. 이로써 적이 드론 떼로 레이더를 교란하거나 방공망 틈을 찾으려 할 때, 하층 방어망이 싸고 확실하게 이를 정리하는 구조를 보여줬다.

바다로 다가오는 함정, 해안 밟기 전에 맞는다
하늘의 문을 걸어 잠근 뒤에는 바다에서 상륙을 시도하는 적 함정과 무인수상정(USV)을 먼바다에서부터 때려 부수는 ‘카운터 랜딩’ 타격이 이어졌다. 팔라완 인근 해역으로 접근하는 모의 적 보트와 USV를 향해, 필리핀이 들여온 초음속 대함 미사일 BrahMos, 일본의 Type 88 지대함 미사일, 미국의 HIMARS가 동시에 불을 뿜는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이 조합은 느리게 다가오는 상륙정뿐 아니라, 빠르게 치고 들어오는 소형 고속정을 포함해 각종 표적을 다층적으로 요격하는 A2/AD(반접근/지역거부) 체계의 한 형태다.

필리핀, “기지가 아니라 고슴도치의 가시”
이처럼 방공·대드론·대함 미사일이 한 몸처럼 작동하는 킬 웹(Kill Web)이 구성되면서, 필리핀의 섬들은 단순한 주둔지가 아니라 접근하는 적을 찔러버리는 거대한 ‘고슴도치’의 가시로 변했다. 적 입장에서 남중국해와 대만 남쪽 항로를 통해 필리핀에 상륙을 시도하는 건, 하늘에서는 드론·미사일 방어망에, 바다에서는 초음속 미사일과 정밀 로켓에 맞는 위험한 도박이 된다. “중국 군대가 땅을 밟기 전에 다 사라질 수 있다”는 표현은 바로 이 다층 봉쇄망을 겨냥한 과장 섞인 요약이다.

일본이 보여준 건 ‘자국 밖에서 싸우는 자위대’
이번 발리카탄에서 일본이 단순 참관국이 아니라 실제 전투 병력과 미사일 부대를 파견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오키나와–대만–필리핀으로 이어지는 라인 전체를 하나의 전장으로 보면서, 일본 자위대가 자국 영토 밖에서도 미·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방공·대함 미사일망을 짜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준 셈이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과 대(對)중국 A2/AD 전략의 실제 실행 의지를 드러낸 장면으로, 중국에게는 “남중국해와 태평양 진출 통로마다 다국적 ‘고슴도치’가 기다린다”는 무언의 경고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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