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 왜 드론 방어에 ‘천문학적 돈’을 쓰나
미군이 에픽 퓨리 작전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드론 방어 기술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는 이유는, 드론이 이제 전쟁과 테러, 대형 행사 방호에서 예외적인 위협이 아니라 상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값싼 상용·군용 드론이 전차·포병·기지·공항뿐 아니라 경기장과 팬존 같은 민간 공간까지 쉽게 노릴 수 있게 되면서, “드론을 얼마나 잘 막느냐”가 군사력과 국가안보 수준을 가르는 핵심 지표가 됐다.
몇 달 만에 8,100억 투입한 JIATF 401
에픽 퓨리 작전을 지원하는 합동 태스크포스 401(JIATF 401)은 불과 몇 달 사이에 대무인항공기(C-UAS) 역량 확보에 8,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배정했다. 작전 첫 달에만 미 중부사령부, 공군 전투사령부, 지구권타격사령부, 육군 수송사령부의 긴급 요구를 맞추기 위해 약 4,700억 원 정도를 우선 집행했다. 평소라면 수년 걸릴 조달 사업을 “작전 중”이라는 이유로 수개월 단위로 끊어 당긴 것이다. 태스크포스 책임자인 맷 로스 육군 준장은 이를 두고 “작전상 소요를 실제 전력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동시에 본토 방어에도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란이 쏘던 샤헤드, 이제 미군 드론?…역설계 '루카스' 중동 투입 [밀리터리+]](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6/CP-2025-0398/image-01014047-9b7a-4521-8a61-03d916c5c8b6.webp)
월드컵까지 지키는 ‘이동식 드론 방어망’
2026년 FIFA 월드컵을 앞두고 미군은 11개 개최 도시의 경기장과 팬존 방호를 위해 이동식 C-UAS 솔루션에만 1,35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군과 연방기관, 법 집행기관이 함께 다층 방어망을 구축해, 소형 드론을 탐지하고 전파 교란·해킹·접근 차단 같은 비운동적 방식으로 무력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시스템들은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기지와 핵심 인프라 방어 계획으로 흡수되어, 기지 지휘관들이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유연한 이동식 자산으로 남게 된다. 즉, 행사용 임시 장비가 아니라 평시 국가 기간시설 방호 자산으로 설계된 것이다.

‘도메스틱 실드’로 본토 방어까지 연동
태스크포스는 또한 과거 ‘리플리케이터 2’로 불리던 국방부의 드론 대응 기술 개발 프로그램을 ‘도메스틱 실드(Domestic Shield)’ 이니셔티브로 재편하고, 여기에만 약 2,133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각 군은 현장에서 느끼는 요구를 신속 현장 조사와 함께 직접 태스크포스에 올리고, 태스크포스는 이를 빠르게 검증해 임무별 맞춤 역량이 통합 방어 계획 안에 제때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 신속획득 부책임자 미셸 셀프는 “통상 수년 걸리던 사업을 수개월 만에 끝냈다”고 말하며, 이번 투자가 국방부와 유관 기관 간 조율된 범정부 접근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드론이 바꾼 전장, 후방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런 움직임은 드론 자체의 발전뿐 아니라 그에 대응하는 방어 기술의 급격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에픽 퓨리 작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각종 중동 분쟁에서 드론이 보여준 위력은 “저가·대량·다축 공격”이 현대전의 기본 패턴이 되었음을 보여줬다. 이제는 전방 전선에서만이 아니라 후방의 도시, 원전, 공항, 항만, 대규모 행사장까지가 드론 전장의 일부로 편입되는 상황이다.
한국이 그대로 둘 수 없는 이유
한국 입장에서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니다. 북한이 소형 상용 드론 개조형, FPV 자폭 드론, 중·대형 정찰 드론을 점점 더 적극적으로 운용하게 될 경우, 전방 포병과 기갑부대, 공군기지·레이더·방공포대, 원전과 발전소, 주요 도심과 국가기관까지 드론 위협에 노출된다. 특히 수도권처럼 인구와 인프라가 밀집한 지역은 “한두 대의 드론이 가져올 수 있는 파장”이 훨씬 크다.

한국도 따라가야 할 세 가지 방향
그래서 한국도 미군처럼 C-UAS 역량을 ‘연구 과제’가 아니라 ‘군과 국가 기본 인프라’ 차원에서 따라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저고도·소형 드론에 특화된 탐지·식별 시스템, 전자전·사이버 기반 비운동적 무력화 수단, 레이저·요격 드론·소구경 포 등 저비용 직접 요격 수단, 그리고 군·경찰·지자체·원전·공항을 잇는 통합 운용·관제 체계까지 세 축을 갖추지 못하면, “드론은 싸고 공격은 쉬운데 방어는 비싸고 느린” 구조에 갇히기 쉽다.

지금 따라가야 10년 뒤에 버틴다
결국 미군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는 것은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드론과 대드론 체계가 군대의 기본 설계 요소가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이 이 흐름을 지금 따라가지 못하면, 언젠가 북한이나 다른 위협 주체들이 저가 드론으로 우리 인프라와 도시에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값비싼 미사일과 임기응변식 대응에 의존해야 할 위험이 커진다. 반대로 지금부터 K-방산의 드론, 레이저, 전자전 기술을 묶어 체계적인 C-UAS 전력을 구축한다면, 한국 역시 “드론을 잘 쓰는 나라”이자 “드론을 잘 막는 나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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