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 안 내면 유산할 수도”… 공포로 신도 세뇌해 수억 가로챈 만민중앙교회 목사

종교적 신념과 두려움을 악용해 신도들로부터 거액을 갈취해 온 사이비 종교의 행태가 다시 한번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과거 만민중앙교회 교주였던 故 이재록 목사의 신격화 시스템 속에서 발생한 가스라이팅 범죄의 전말이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신도를 협박하고 기만해 거액의 헌금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만민중앙교회 소속 목사 A 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피해자 박 모 씨의 기억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만민중앙교회 신자였던 박 씨는 A 목사로부터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A 목사는 과거 설교와 개인 면담 등을 통해 “십일조를 제대로 드리지 못한 분들은 간혹가다 유산이 되는 경우도 있다”라며 태아의 안위를 빌미로 박 씨에게 공포심을 조장했다.
동시에 “돈을 내면 당회장이 죄도 벗겨주고 병도 치료해 준다”라며 헌금을 강요했다. 당시 교회의 최고 권력자이자 ‘당회장’으로 불린 인물은 신도들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던 이재록 목사다. A 목사는 이재록 목사의 손 터치 한 번으로 만병이 통치되고 문제가 해결된다는 식의 황당한 주장을 펼치며 그를 신격화했다.

아이를 잃을지 모른다는 극심한 불안감과 종교적 세뇌에 빠진 박 씨는 수사기관이 확인한 5년 동안의 피해 금액만 6억여 원에 달하며, 최종적으로 교회를 떠나기 전까지 10여 년간 총 30억 원이 넘는 돈을 헌금 명목으로 바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언론 보도와 재판 과정을 통해 이재록 목사의 추악한 성범죄 실상을 접한 박 씨는 정신적 충격을 받고 교회를 탈퇴했으며, 지난해 5월 A 목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이 사건을 분석한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전형적인 ‘종교 범죄’이자 사이비 종교의 갈취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범죄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행위는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년에 걸친 세뇌와 가스라이팅을 통해 피해자의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특징을 보인다. 교주나 목회자가 신도를 향해 신체적·영적 공포를 심어준 뒤, 그 공포를 해소할 유일한 수단으로 금전적 대가(헌금)를 요구하는 범죄 공식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故 이재록 목사가 상습 성폭행 혐의로 징역 16년을 선고받았음에도 잔존 세력과 일부 목회자들이 이를 ‘종교적 탄압’ 혹은 ‘무고한 고난’으로 포장하며 신도들을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교회 내부의 구조적인 착취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A 목사 측은 박 씨의 고소 내용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과거 2018년에도 헌금 관련 고소 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다년간 축적된 증거와 피해 진술의 일관성을 바탕으로 혐의가 입증된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만민중앙교회의 핵심 지도자였던 이재록 목사는 수감 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 대구교도소에서 사망했으나, 그가 남긴 맹목적 신격화 구조는 여전히 남아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현재 피해자 박 씨 외에도 A 목사 및 해당 교단 관계자들을 상대로 추가적인 법적 대응과 고소를 준비 중인 신도들이 줄을 잇고 있어,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범죄 규모와 파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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