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켰다가
“이게 대체 무슨 영화야”
하고 검색하러 오신 분.
딱 제대로 찾아오셨다.
결론부터 박아두고 시작한다.
단테의 손은
700년을 사이에 둔 두 남자가
한 권의 책에 미쳐가는 이야기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보고 나서 머리가 띵하다.
좋은 의미 반, 나쁜 의미 반.
왜 그런지 지금부터 풀어보겠다.
1. 단테의 손, 기본 정보부터
|
✓감독 : 줄리언 슈나벨 ✓공개 : 2026년 6월 24일 넷플릭스 ✓원작 : 닉 토시즈 2002년 동명 소설 ✓러닝타임 : 약 153분 (각오 필요) ✓주연 : 오스카 아이작 1인 2역 |
출연진 명단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갤 가돗, 제라드 버틀러,
존 말코비치, 알 파치노,
제이슨 모모아, 그리고
마틴 스코세이지까지.
감독이 무슨 수로
이 사람들을 다 모았나 싶다.
이 캐스팅만 보고 재생 눌렀다가
당황하는 사람이 속출하는 중이다.
2. 단테의 손 줄거리, 두 개의 시간
이 영화는 두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오스카 아이작이 양쪽 주인공을
혼자 다 연기한다.
첫 번째, 2001년 뉴욕.
작가 닉 토시즈가
마피아 두목의 부탁을 받는다.
단테가 직접 손으로 쓴
신곡 원본을 빼돌리는 일이다.
이 친필 원고가 진짜라면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
당연히 피를 부른다.
바티칸까지 들쑤시고 다닌다.
두 번째, 14세기 피렌체.
추방당한 시인 단테가
인생 역작 신곡을 쓰기 위해
영감을 찾아 헤맨다.
한쪽은 총알이 날아다니고
한쪽은 시구가 흘러나온다.
이 둘을 한 화면에 묶은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도박이다.
3. 흑백과 컬러, 영리한 한 수
연출에서 칭찬할 부분은 분명하다.
현대 마피아 파트는
선명한 흑백 와이드스크린.
중세 단테 파트는
쨍한 컬러 화면.
700년의 거리를
화면 색깔 하나로 갈라버린다.
이 대비 하나는 정말
미술 하던 감독답다 싶었다.
실제로 슈나벨은
영화 찍기 전에 화가였다.
그래서 그런지 장면 하나하나가
액자에 걸어도 될 만큼 예쁘다.
문제는, 그림이 예쁘다고
이야기가 굴러가는 건
또 아니라는 거다.
4. 이 영화가 진짜 하고 싶은 말
표면은 마피아 범죄극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예술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 하나로 수렴한다.
700년 전 단테는
영혼을 갈아 넣어 신곡을 썼다.
700년 후 사람들은
그 종이 쪼가리에 값을 매기고
그걸 차지하려 서로 죽인다.
순수한 창작과
그걸 돈으로 환산하는 세상.
이 간극이 영화의 진짜 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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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뭔지 내가 어찌 알까. 내 심장은 가짜일 뿐인데.” — 극 중 단테의 독백 |
재밌는 건 이 주제가
AI 시대에 묘하게 들어맞는다는 점이다.
진짜와 가짜, 창작과 복제,
가치와 가격의 경계.
지금 우리가 매일 고민하는
바로 그 질문을
영화는 단테를 빌려 던진다.
의도는 좋다. 정말 좋다.
5. 그래서 잘 만들었냐고 묻는다면
여기서부터 솔직해지겠다.
이 영화, 호불호가
상상 이상으로 갈린다.
해외 평단은 이 영화를
“2026년판 메갈로폴리스”라 불렀다.
감독 혼자만 다 이해하는
거대하고 난해한 자아의 폭발.
이게 칭찬인지 욕인지 헷갈린다.
실제 반응을 정리하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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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 포인트 |
혹평 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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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영상미 |
늘어지는 153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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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아이작의 1인 2역 |
둘로 갈린 이야기의 연결 부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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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한 시도와 야심 |
힘 빠지는 러브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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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닿는 주제 |
제멋대로 튀는 배우들 억양 |
특히 배우들 억양이 압권이다.
제라드 버틀러는 마피아와
교황을 1인 2역으로 하는데
스코틀랜드 억양이 그대로 새어 나온다.
교황님이 자꾸 글래스고 사투리를…
제이슨 모모아의 이탈리아 억양은
보다가 헛웃음이 나올 지경.
스코세이지는 수염 잔뜩 붙이고
선지자로 잠깐 나오는데
이 양반이 왜 여기 있나 싶다.
6. 그럼 봐야 하냐, 말아야 하냐
냉정하게 말하면
이 영화는 ‘추천작’은 아니다.
메타크리틱 평점도 박하고
지루하다는 평이 적지 않다.
하지만 영화를 단순히
‘재미’로만 보지 않는 사람,
괴상하고 야심 찬 시도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못 만든 걸작과
잘 만든 범작 사이.
이 영화는 분명 전자에 가깝다.
그리고 가끔은 그런 영화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감독 본인은 인터뷰에서
한 프레임도 안 고치겠다 했다.
이 배짱 하나는 인정해줘야 한다.
망작이든 괴작이든,
적어도 자기 색은 확실하니까.
7. 단테가 지옥에서 건진 것
정리하자면 단테의 손은
신곡이라는 위대한 텍스트를
미끼 삼아 던지는
거대한 예술론 한 편이다.
누군가에겐 졸음을 부르는
153분의 고행일 테고,
누군가에겐 붓질 같은 화면이
황홀한 명상이 될 거다.
확실한 건 하나.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예술의 진짜 값은 뭘까”
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남는다.
그거 하나 건졌다면,
어쩌면 손해 본 153분은
아닐지도 모른다.
판단은 직접 보고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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