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식에게 경제적으로 손을 벌리는 부모는 차라리 대화가 가능하고 상황 조절이라도 할 수 있지만, 정서적으로 자식의 숨통을 조이는 부모는 그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삶을 자식에게 투영하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자식의 인생을 갉아먹는 발목 잡는 존재가 된다.
자식에게 짐이 아니라 존경받는 부모가 되기 위해, 지금 당장 경계해야 할 특징을 짚어본다.

자식의 발목을 잡는 가장 무서운 특징은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말로 모든 갈등을 덮으려 하는 보상 심리다.
자식은 부모가 자신을 위해 희생했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것을 매번 무기로 삼아 자신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려 들면 자식은 숨이 막혀 부모를 멀리하게 된다.
희생은 부모의 선택이었음을 인정하고, 자식을 부채감에 시달리게 하는 태도를 버리는 것이 자식과의 관계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자식이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음에도 불구하고 배우자 선택부터 육아 방식까지 모든 결정에 관여하려 하는 부모는 자식 부부의 신뢰를 깨뜨리는 주범이다.
나이가 들수록 내 삶의 영역과 자식의 영역을 엄격히 구분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못하고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참견하면 자식은 부모를 가장 피곤한 방해자로 인식하게 된다.
자식의 가정을 하나의 온전한 독립체로 존중하는 것, 그것이 노년의 부모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예의다.

자신의 삶에 취미나 즐거움이 없는 부모는 자식이 연락이 늦거나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서운함을 토로하며 자식에게 정서적 책임을 전가한다.
자식은 자신의 직장과 가정 문제로 이미 충분히 고군분투 중인데, 부모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까지 해야 한다면 그 관계는 서서히 파국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다.
자신의 고독은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독립심을 가져야 자식도 부담 없이 부모를 찾고 따뜻하게 대할 수 있다.

시대가 변했음을 부정하고 과거의 낡은 가치관만을 고집하며 자식의 삶을 평가절하하는 행동은 자식의 자존감을 꺾는 치명적인 행위다.
내가 살아보니 이게 정답이다라며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는 순간, 부모는 자식에게 대화 불가능한 존재가 된다.
부모가 가진 경험은 참고만 하되,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자식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이 발목을 잡지 않는 진정한 지혜다.

결국 자식의 발목을 잡지 않는 부모는 자식의 인생에 주연으로 등장하려 하지 않고, 가장 든든한 조연으로 머물 줄 아는 사람들이다.
자식에게 기대를 멈추고 내 노후를 스스로 돌보기 시작할 때, 역설적이게도 자식들은 부모를 더욱 존경하고 따뜻하게 챙기기 시작한다.
오늘부터 자식을 내 인생의 연장선이 아닌, 온전한 타인으로 대하는 연습을 시작해야 나의 노후가 비로소 평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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