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6시,
습관처럼 라디오를 켰는데
그 목소리가 없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배미향 저녁스케치는
2026년 6월 15일 CBS 음악FM
대대적인 개편으로 막을 내렸다.
정확히는 프로그램이 사라진 게 아니라,
26년간 마이크를 잡아온
배미향 PD가 하차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알던 그 저녁스케치,
그 중저음으로 속삭이던 배미향의
저녁스케치는 이제 다시듣기로만
만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1. 2026년 6월 15일,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
CBS 음악FM은
좀처럼 개편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채널이다.
그런 채널이
오랜만에 칼을 빼들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
✓하차 : 배미향 PD (2000년 5월~2026년, 약 26년) ✓개편일 : 2026년 6월 15일 ✓후임 : 김용신 아나운서 ✓프로그램명 : 저녁스케치는 유지 ✓함께 폐지 : 시작하는 밤 |
저녁스케치라는 간판은 남았다.
다만 그 안의 사람이 바뀐 것이다.
간판은 같은데 가게 주인이 바뀐
26년 단골식당 같은 기분이랄까.
2. 26년이라는 시간,
그리고 그 목소리
배미향이라는 진행자를
잠깐 짚고 넘어가야겠다.
1957년생.
무려 1975년부터 CBS에서
활동해온 사람이다.
저녁스케치는 1995년
음악FM 개국 프로그램으로 출발했고,
배미향은 2000년부터 이 자리를 지켰다.
CBS 음악FM 현역 DJ 중
진행 경력이 가장 길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 프로그램의 진짜 주인공은
선곡표가 아니라 그 목소리였다.
택시 안에서, 버스 안에서
무심코 흘러나오는 그 중저음을 듣고
“아, 배미향이다” 하고
바로 알아챈 경험.
이거 다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요즘 말로 ASMR이라는 단어가
생기기 한참 전부터,
이분은 라디오에서 ASMR을 하고 있었다.
커피 광고 성우 같은 부드러운 톤으로
60~80년대 올드팝을 깔아주는데,
그게 하루의 피로를 묘하게 풀어줬다.
같은 시간대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30년 가까이 나란히 달려온
저녁 라디오의 한 축이었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하다.
3. 저녁스케치는 계속된다
후임은 김용신
다행히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진 건 아니다.
그대와 여는 아침을
20년 가까이 진행해온
김용신 아나운서가
배미향의 후임으로 마이크를 잡는다.
아침을 책임지던 목소리가
이제 저녁으로 자리를 옮기는 셈이다.
색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같은 올드팝을 틀어도
누가 어떤 호흡으로 읽어주느냐에 따라
방의 공기가 완전히 바뀌는 게
라디오라는 매체의 묘미니까.
새 저녁스케치는 새 저녁스케치대로
응원하되, 배미향의 26년은
그것대로 따로 기억해주면 될 일이다.
4.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라디오 진행 26년.
하루 두 시간씩, 거의 매일.
숫자로만 따져도
가늠이 잘 안 되는 시간이다.
그 긴 세월 동안 누군가의 퇴근길과
누군가의 외로운 밤을
조용히 지켜준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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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마지막 인사나 거창한 종영 특집보다, 그냥 늘 그 자리에 있다가 조용히 자리를 비운 것이 오히려 더 배미향답다는 생각이 든다. |
저녁스케치 다시듣기는
당분간 남아 있으니,
그 목소리가 그리운 날에는
아카이브를 켜면 된다.
배미향 PD님,
26년의 저녁들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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