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브 뒤지다가
제목이 하도 이상해서 클릭했다.
박새 사십부터.
새 이름인지 나이 얘기인지
헷갈려서 답답했던 사람
분명 나 말고도 있을 거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박새 사십부터는 2022년
일본 WOWOW 드라마다.
꿈을 접은 40세 만화가가
18살 연하 어시스턴트와
불륜에 빠지는 나이차 멜로다.
1. 제목이 왜 박새냐고?
이게 이 드라마의
첫 번째 재미 포인트다.
원제는 시주카라(シジュウカラ).
일본어로 박새라는
새 이름이 맞다.
그런데 발음을 쪼개보면
시주(四十)=사십,
카라(から)=부터가 된다.
그러니까 박새이면서
동시에 ‘사십부터’인
언어유희 제목인 거다.
극 중에서도 박새가
의미심장하게 계속 등장한다.
제목 하나 지어놓고
이렇게 뿌듯해할 수가.
2. 박새 사십부터 줄거리
주인공은 40세 시노부.
한때 만화가를 꿈꿨지만
결국 평범한 주부로 산다.
꿈 접고 도쿄 떠나
고향 내려가려던 참에
예전에 그려둔 만화가
갑자기 인기를 얻는다.
다시 펜을 잡은 그녀 앞에
나타난 건 22세 어시스턴트
치아키. 열여덟 살 어리다.
그리고 벌어지는 불륜.
남편에게 여행이 들통나고,
치아키는 “같이 도망가자”
시노부는 거절하지만
결국 반지를 뺀 채
역으로 향한다.
멜로인 척 시작해서
후반부엔 대놓고
막장으로 질주한다.
3. 등장인물 정리
|
✓시노부 : 40세 만화가·주부 배우 야마구치 사야카 ✓치아키 : 22세 어시스턴트 배우 이타가키 리히토 ✓요헤이 : 시노부의 남편 배우 미야자키 토무 ✓연출 : 오오쿠 아키코 감독 |
4. 솔직 후기, 봐도 될까?
초반 3화까지가 고비다.
2000년대 일드 특유의
난해하고 감성 과잉인
연출이 좀 힘들다.
나도 1화 보다가
‘이거 예술 하는 척하네’
싶어서 껐다가,
소문 듣고 다시 켰다.
그런데 4화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불륜물인 줄 알았더니
슬금슬금 막장이 되면서
이상하게 눈을 못 뗀다.
현지 시청자들 반응도
“그냥 불륜물인 줄 알았는데
내용이 막장이라 좋다”였다.
칭찬인지 욕인지
헷갈리는 이 감상이
이 드라마의 정체를
가장 정확히 짚었다.
가볍게 도덕 훈수 두려는
드라마가 아니다.
40대에 다시 꿈, 다시 욕망을
마주한다는 게
얼마나 위태로운지
민낯 그대로 보여준다.
6부작에 회당 30분,
러닝타임도 짧아서
주말 하룻밤이면 끝난다.
부담 없는 분량이
이 드라마의 진짜
숨은 장점이다.
5. 박새가 날아오르는 순간
이 드라마는 결국
‘착한 여자’ 가면을 쓴 채
살아온 40대에게
날아갈 거냐 말 거냐를
끝까지 들이민다.
불륜을 미화한다는
불편함도 분명 있다.
그 지점은 보는 사람마다
평가가 갈릴 거다.
그럼에도 반지를 빼고
역으로 걸어가는
마지막 시노부의 얼굴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새장 안 박새가
문 열린 걸 발견한
바로 그 표정이었으니까.
난해한 초반만 버티면
충분히 볼 값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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