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모은 노후 자금을 삼전닉스에 투자했던 50대 김 씨는 오늘 아침 계좌를 열어보고 차마 눈을 뜨지 못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신고가를 경신하며 든든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어제 하루만 7~8%가량 폭락하며 계좌를 붉게 물들였다.
코스피 8,000선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된 긴박한 시장 상황 속에서,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팔아야 할지 버텨야 할지 기로에 서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동안 AI 슈퍼사이클을 주도하며 반도체를 쓸어 담던 메타가 돌연 자사 데이터센터의 유휴 자원을 외부로 판매하는 메타 컴퓨트 사업을 발표했다.
시장은 이 소식을 단순한 수익 다변화가 아닌 더 이상 AI 인프라가 부족하지 않다는 공급과잉의 신호로 해석했다.
메타라는 큰손의 입에서 나온 자원 여유 발언은 그간 시장을 지탱해온 반도체 품귀라는 전제를 순식간에 뒤흔들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291만 7,000원을 기록하며 300만 원 돌파를 눈앞에 뒀으나, 이번 사태로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했다.
삼성전자 또한 지난달 18일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투자자들의 공포를 키웠다.
고점 부근에서 뒤늦게 삼전닉스에 올라탔던 투자자들은 290만 원이 230만 원으로 녹아내리는 과정을 지켜보며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반도체주의 폭락은 국내 증시 전반에 삭풍을 불러왔으며, 코스피 지수는 장중 6% 넘게 급락하며 7,800선 아래로 밀려났다.
특히 개장 직후 외국인의 3조 원 규모 매도 폭탄이 쏟아지면서 코스피200선물지수가 급변, 결국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기관과 개인이 외국인의 물량을 받아내려 분투했지만, 거센 하락 압력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 수년간 증시를 주도해 온 M7(빅테크 7곳)의 투자 전략에 대한 월가의 의구심이 정점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천문학적인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로 대규모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덮치며 투자 자금의 엑소더스가 시작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메타의 이번 행보가 빅테크 기업들이 수익화에 대해 느끼는 조급함을 방증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폭락장 속에서 공포에 질린 개인 투자자들은 무작정 매도 버튼을 누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냉정한 대응을 당부하고 있다.
이번 조정이 AI 사이클의 종료라기보다 그간의 수급 쏠림이 해소되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한 만큼,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와 밸류에이션을 다시 한번 냉정하게 점검하며 과도한 투매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