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시절에는 가장으로서 가계를 책임지느라 정작 자식들의 마음을 보듬고 다정하게 대화하는 법을 잊은 채 살아온 아버지들이 많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힘이 빠지고 자식들이 장성하여 가정을 꾸린 노년기에는 과거의 권위와 고집만을 내세우다 자식들과 서먹해지거나 외면당하는 비극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반면 세월이 흐를수록 자식들이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진심 어린 존경과 사랑을 담아 주변에 자랑하고 싶어 하는 멋진 아버지들의 영리한 습관을 알아본다.

성인이 되어 독립적인 가정을 이룬 자식들의 삶을 온전한 타인의 영역으로 인정하고 내 과거의 경험을 잣대로 훈수를 두지 않는 대범함이다.
자녀 교육이나 직장 문제로 고민하는 자식을 보더라도 먼저 조언을 구하기 전까지는 묵묵히 지켜보며 그들의 선택을 전적으로 신뢰해 주곤 한다.
내 세대의 성공 방정식이 지금은 통하지 않음을 명확히 인지하고 입을 닫아줄 때 자식들은 비로소 숨통을 트며 부모의 품격을 인정하게 마련이다.

명절이나 주말에 찾아온 자식과 손주들에게 지갑을 기쁘게 열어 외식비를 대거나 용돈을 챙겨주며 만남의 자리를 늘 유쾌하게 만드는 습관이다.
내가 준 돈의 액수를 생색내거나 나중에 대접받을 대가로 생각하지 않고, 오직 내 자손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 그 자체에서 노년의 행복을 찾곤 한다.
자식들에게 물질적인 부담을 지우지 않고 오히려 든든한 정서적 버팀목이 되어주는 아버지는 명절마다 자식들이 먼저 찾아오고 싶어 하는 최고의 인기 부모가 된다.

나 때는 더 힘들었다며 자식의 고충을 유약한 징징거림으로 치부하지 않고 그들의 지친 일상과 고단함을 있는 그대로 공감해 주는 태도이다.
비판이나 해결책을 성급하게 제시하기보다 그동안 참 고생 많았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거친 사회생활에 상처받은 자식의 영혼을 부드럽게 위로해 주곤 한다.
아버지를 엄한 감시자가 아니라 언제든 내 편이 되어줄 든든한 휴식처로 느끼게 만드는 경청의 힘이야말로 평생의 존경을 자아내는 열쇠다.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부엌일이나 청소 같은 집안일을 아내나 자식에게 온전히 떠넘기지 않고 내 주변을 늘 깔끔하게 정돈하는 단정함이다.
스스로 가벼운 산책과 규칙적인 식단 관리를 실천하며 내 신체적 건강을 통제하여 자식들에게 간병의 부담을 주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한다.
외로움을 핑계로 자식에게 사사건건 집착하지 않고 단단한 자존감으로 내 일상을 가꾸는 아버지는 자식 인생의 가장 거대한 이정표이자 자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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