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기회 놓치고 뇌출혈로 세상 떠난 21살 육군 병사

군 복무 중이던 육군 병사 홍정기 씨는 몸 곳곳에 원인 모를 멍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는 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 증세를 보이며 고통을 호소했다. 몸에 나타난 이상 징후는 심각한 질병이 발생했다는 위험 신호였다.
홍정기 씨는 신체 이상을 느끼고 부대 내 의무대를 다급히 찾았다. 의무대 검사 결과 혈소판 수치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소견이 나왔다. 그러나 담당 군의관은 정밀 검사 대신 단순 감기약 처방만을 내렸다.
군의관은 환자의 상태를 응급 상황이 아니라고 독자적으로 판단했다. 의무대는 감기약만 쥐여준 채 홍정기 씨를 곧바로 부대로 복귀시켰다. 이 조치로 인해 초기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첫 번째 기회가 사라졌다.

감기약을 먹어도 증상이 계속되자 홍정기 씨는 당일 민간병원을 방문했다. 민간병원 의료진은 혈액 검사 후 백혈병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외부 병원은 정밀 검사와 집중 치료가 당장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
민간병원의 긴급한 진단에도 불구하고 소속 부대는 다시 복귀 명령을 내렸다. 홍정기 씨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부대로 돌아가야만 했다. 군부대의 무리한 복귀 지시로 인해 두 번째 치료 기회마저 무산됐다.
부대로 복귀한 홍정기 씨의 몸 상태는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악화됐다. 상태가 심각해지자 그는 결국 다시 부대 의무대로 다급히 이송됐다. 하지만 두 번째 방문에서도 상급병원으로의 신속한 후송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군 의료체계의 미흡한 대처 속에 마지막 치료 기회까지 완전히 날아갔다. 뒤늦게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홍정기 씨의 상태는 이미 손을 쓸 수 없었다. 그는 대학병원 치료 도중 끝내 뇌출혈로 아까운 세상을 떠났다.
아들을 잃은 유족은 살릴 수 있었던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며 절규했다. 군 의료체계의 부실한 대응과 무책임한 처사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유족은 군의관과 군부대의 의료 조치가 적절했는지 법적 다툼을 시작했다.
법원은 군의관의 과실을 일부 인정하여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숨진 홍정기 씨의 부모에게 각각 8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국가의 잘못을 법적으로 확인했으나 위자료 액수는 적었다.
유족 측이 주장한 군부대의 모든 책임이 법원에서 인정되지는 않았다. 판결 결과가 나오자 유족과 시민들은 강한 아쉬움과 분통을 나타냈다. 21살 청년의 억울한 죽음을 둘러싼 군 의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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