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식들이 성인이 되고 각자의 가정을 꾸리면 부모는 자식 부부와 함께하는 여행을 꿈꾸곤 한다.
오랫동안 그리웠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떠난 여행이지만, 막상 돌아오는 길에는 앞으로는 절대 같이 가지 말아야겠다며 씁쓸한 다짐을 하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세대 차이와 서로 다른 라이프스타일이 부딪히며 발생하는, 자식 부부와의 여행에서 부모가 가장 크게 후회하는 이유와 현실적인 문제들을 정리했다.

여행지에서 자식 부부가 아이를 돌보는 방식이나 서로를 대하는 방식을 보며 부모는 무의식중에 참견을 하게 된다.
애가 왜 저렇게 우느냐, 너희는 왜 남편(아내)한테 그렇게 대하느냐는 식의 잔소리는 즐거워야 할 여행지를 단숨에 살얼음판으로 만든다.
자식 부부도 이미 한 가정의 성인으로서 각자의 질서가 있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부모라는 이름으로 간섭하는 순간 여행은 휴식이 아닌 고통이 된다.

부모 세대는 아끼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하지만, 요즘 세대는 여행지에서 경험과 편의를 위해 기꺼이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식당이나 숙소 결정 과정에서 가격을 따지는 부모의 태도와, 편리함을 추구하는 자식 부부의 생각은 끊임없는 마찰을 유발한다.
돈 쓰는 문제로 얼굴을 붉히다 보면 여행의 본질은 사라지고 서로에 대한 실망만 깊게 남는다.

젊은 자식 부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빽빽한 일정을 소화하려 하지만, 70대를 바라보는 부모는 충분한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무리한 일정에 지친 부모가 힘들어하면 자식들은 왜 기운이 없으시냐며 답답해하고, 부모는 나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며 서운함을 느낀다.
서로의 체력 한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스케줄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깊은 피로감이 쌓인다.

한 숙소에서 지내며 자식 부부가 나누는 밀어(密語)나 사소한 다툼까지 엿보게 되는 상황은 부모에게도, 자식에게도 매우 불편한 일이다.
부모는 우리가 가족인데 뭐가 어떠냐고 생각하지만, 결혼한 자식은 부모와 함께하는 여행 중에도 배우자와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기를 원한다.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지 못한 채 자식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여하려는 태도는 서로에게 상처만을 남긴다.

대부분은 행복한 기억을 안고 여행을 마치지만, 들뜬 마음 뒤에 숨겨진 사소한 차이들이 때로는 관계의 균열을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는 새로운 현지 음식을 원하고 누군가는 익숙한 한식을 고집하는 등, 사소한 기호의 차이가 여행지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게 만든다.
특히 내가 냈으니 내 뜻대로라는 고집이나 상대의 취향을 무시하는 태도는 묵혀두었던 서운함을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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