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회고 #커리어회고

2001년도 작곡을 처음 시작했던 작곡노트…
친구따라 배운 통기타
스스로 작곡을 하게되다
1999년…제가 중학교 2학년 때였네요. 어릴 때였으니 친구네 집에 자주 놀러가고 우리집에 데려 오기도 하며 놀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느 날 친한 친구녀석 집에 놀러갔더니 통기타 한대가 한쪽 벽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저게 뭐냐고, 왜 있냐고 물어보니 그 녀석이 기타를 배운다는 것이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악기를 배운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한 일이었으나 그녀석이 직접 시범을 보이며 치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재밌어 보였습니다. 어린 마음에 기타라는 악기에서 그런 재밌고 아름다운
소리들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했었죠.
갑자기 친구 따라 기타가 배우고 싶어져 그날 집에 가서 엄마에게 나도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배우고 싶다는 것에 있어서는 반대하시는 분이 아니셨기에 허락은 어렵지 않았고 몇일 후부터 저는 그 친구와 함께 통기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운명이란 참 신기합니다. 그 친구는 기타를 일반적인 학원이 아닌 어떤 젊은 20대 형에게서 배우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분은 이제 갓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신인 작곡가 였던 것. 작곡을 하게 되는 저의 인연은 이렇게 처음 시작이 됩니다.
저와 친구는 기타를 하나씩 등에 짊어지고 매주 한번씩 그 형의 지하 작업실에서 통기타를 열정적으로 배웠습니다. 그 형님은 그 당시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장르는 힙합이었고 그 형님의 주 장르가 힙합이었죠.
가끔씩 작업실에 들어가면 랩퍼라는 사람들이 쇼파에 누워서 자고 있거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느끼기에 ‘이 형들은 평일에 일도, 공부도 안하고 이렇게 모여서 놀고만 있냐’ 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렇게 그 쇼파에 자주 누워서 한량처럼 계시던 분은 방송 ‘쇼미더머니’ 에도 출연했던 바로 1세대 힙합가수인 “원썬(Onesun)” 이었습니다.
얼마 후 기타를 가르쳐 주던 작곡가형과 함께 작업한 ‘MP 힙합 프로젝트’ 라는 앨범의 “꼬마 달건이” 라는 곡으로 앨범이 발매되었고 당시 마니아층의 큰 지지를 받았습니다.
꼬마 달건이 노래원썬(Onesun)2000.06.05.
나한테 기타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작곡가이고 음반을 발매했다는게 너무 신기해서 저 또한 친구와 함께 그 음반을 엄청나게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기타를 배운지 한 2개월이 되었을 무렵일까요? 그 형은 저희에게 “너희 작곡을 배워보지 않겠냐” 며 케이크워크(Cakewalk) 라는 작곡 프로그램으로 비트 만드는 것을 우리가 보는 앞에서 시연해주었습니다. 충격적이었죠. 제가 처음 MIDI(컴퓨터작곡)를 접하게 된 운명적 만남입니다.
작곡을 하는 프로그램을 처음 봤고 마우스로 클릭만 했을 뿐인데 비트가 만들어 진다는 것에 놀라웠습니다. 그때부터는 통기타의 재미보다 미디로 비트를 만드는게 얼마나 재밌었는지 잠깐동안 빠져서 이렇게도 만들어보고 저렇게도 만들어보고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미디 작곡에 대해서 알아갈 때쯤 그 형이 작업실을 먼곳으로 옮기게 되어 반 강제적으로 기타와 작곡을 고작 3개월 겉핥기만 배우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집에서 혼자 기타를 치면서 노래 부르는 연습을 하며 간간히 취미생활을 할 정도로만 음악을 해왔습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음악에 대한 생각이 깊지 않았고 그저 쉬는 시간에 하는 재미있는 놀이 정도였었죠. 그러던 어느 날 변화의 계기가 생깁니다.
기타를 잡고 혼자 별 생각없이 놀고 있다가 제 스스로 기타 코드에 맞춰 노랫말을 만들고 멜로디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노래를 만드는 법, 작곡을 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갑자기 작곡이란 것을 해버린 것이죠.
그 순간 코드, 멜로디, 가사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근처에 있던 아무 노트에 급하게 코드와 함께 가사를 적어 넣었습니다.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저의 첫 노래를 작곡하게 되었고 정말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을 찾은 사람처럼 그날부터 미친듯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학교에 갔다가 집에만 오면 기타를 들고 노래를 만든답시고 작곡을 해댔습니다. 지금껏 공부도, 게임도 뭐 하나 제대로 열심히 해본적이 없던 제가 작곡에서 만큼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른 채 매진했습니다.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를 진학할 때까지 약 2년간을 작곡에 빠져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께서 보시기에 평소에 공부도 열심히 안 하던 녀석이 뭐 하나를 열심히 하는 것을 보니 그게 눈에 들어오셨나 봅니다.
부모님은 저에게 차라리 음대 작곡과를 진학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을 먼저 꺼내셨습니다. 그 전까지는 내가 대학교를 음악으로 진학한다고는 아예 상상도 하지 못했으나 그 말을 들은 이후로는 별 고민도 없이 저의 진로가 확고해졌습니다.
작곡가의 꿈을 가지고 작곡을 전공으로 결정하기까지 모든 것이 우연한 일로 시작되었습니다. 친한 친구가 기타를 배우지 않았더라면, 제 스스로 기타를 치다가 작곡을 하게 되지 않았더라면, 저는 음악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되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음악이 운명처럼 다가왔듯이, 자신의 진로가 결정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운명처럼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억지로 찾으려 하거나 굳이 하지 않아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경우처럼 말이죠. 이 글을 읽고 있는분들도 무언가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이고 그것은 내가 원하지 않았어도 우연하게 찾아오고 느끼게 되는 순간들이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스스로가 왜 그것을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었는지 굳이 의심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무엇인가가 너무나 좋고, 이것을 직업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좋아한다는 것 자체로 당신은 그것을 대하는 깊이가 다른 특별한 것이며, 그것 또한 재능의 한 부분이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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