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N엔피나우 권미나 기자] 나홍진 감독이 무려 10년 만에 선보인 영화 ‘호프’가 15일 베일을 벗으면서,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봉 전부터 약 500억 원대의 막대한 예산과 해외 배우, 국내 배우들의 합류로 이목을 모은 작품이었지만, 첫 공개 이후 관객들의 평가는 뚜렷이 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의 가상 마을인 호포항에서 발생하는 미지의 외계 존재 출몰로 인해 모든 통신이 차단된 상태에서, 공동체 내부 인물들이 극한의 생존 상황에 놓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외계 생명체와 인간의 대결보다는, 예상과 달리 인간이 극한 위협을 마주한 순간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작품 내내 공포와 긴장, 블랙코미디적 요소, 그리고 다양한 인간 군상의 반응이 뒤섞이면서 나홍진 감독 특유의 분위기가 농도 짙게 드러난다.
제목 ‘호프(HOPE)’도 희망이라는 단어에만 국한되지 않고, 절망의 순간조차 인간이 포기하지 않는 집착과 버팀의 의미를 반영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이 작품은 사전 예매 단계에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개봉작 중에서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올 한 해 가장 큰 화제를 모은 프로젝트 중 하나로 부상했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 국내 스타들과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해외 배우가 함께 호흡했을 뿐만 아니라,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작품성 면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개봉 직후 일부 관객들은 한국 영화에서 익숙하지 않은 대규모 SF 스케일과 영상미, 독특한 장르적 시도가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을 내놨다.
특히 압도적인 외계 존재 묘사와 인류와 사회를 둘러싼 색다른 접근이 국내 SF 장르의 확장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눈에 띈다.
그러나 환상적인 볼거리와 오락성을 기대했던 관객들 사이에서는 작품의 서사 방식이나 메시지 전달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됐다.
대형 SF 블록버스터를 예상했던 기대와 달리, 영화가 심리와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형식에 머문 것이 논란의 지점으로 부각됐다.
기대와 실제 체험의 간극은 어느 관객에게는 신선한 시도로, 또 다른 관객에게는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한국 영화계에서 SF 장르는 제작 여건상 쉽게 대형화를 시도하기 힘든 영역이었다. 최근 들어 다양한 방식의 실험과 도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프’는 외계 생명체 소재를 빌려 인간의 근원적 질문을 탐색하는 시도를 보여줬다.
이제 남은 관건은 관객의 입소문과 흥행 추이로, 높은 예매량이 얼마나 장기적인 성공으로 이어질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나홍진 감독의 전작들이 시간이 흐른 후에도 다양한 해석과 논란을 불러온 점에서, ‘호프’ 역시 앞으로 긴 시간 여러 해석이 더해질 가능성이 있다.
60만 예매라는 기록으로 시작한 ‘호프’가 관객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지, 그리고 한국 SF 영화 시장에 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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