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연 발연기 논란.
호프 정호연 연기 톤이 왜 저래.
이 검색어로 들어온 사람이라면
극장에서 한 번쯤
고개를 갸웃했을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그건 오산이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친절히 설명해주겠다.
국어책 읽는 듯한 그 말투
분명 긴박한 장면이다.
그런데 목소리가 너무 평온하다.
위기 앞에서도 어딘가
사무 업무 보듯 건조하다.
마치 월요일 아침 사무실에서
결재를 기다리는 직원 같달까.
‘이게 지금 맞는 건가?’
그 당혹감, 나만 느낀 게 아니다.
솔직히 고백하겠다.
나는 극장에서 그녀의 대사에
마시던 콜라를 뿜을 뻔했다.
옆자리에서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 이 캐릭터…4차원이다’
점점 보다보니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다.
극의 재미를 확실하게 불어넣는다.
반응은 왜 극과 극인가
호프는 개봉하자마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누구는 신선하다 하고
누구는 낯설다 한다.
그리고 그 논쟁의 한복판에
정호연의 연기가 있었다.
별점 테러라는 말까지 나왔으니
말 다 한 셈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지점이 궁금해졌다.
천하의 나홍진 감독이다.
그런 그가 아무 이유 없이
이런 톤을 뒀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이게 ‘설계’였다면?
정호연이 맡은 인물.
호포항 출장소의 순경
‘성애’다.
그렇다. 발연기가 아니다.
|
나홍진 감독은 이 인물의 중심에 ‘선의’가 있다고 봤다. 그리고 정호연에게서 바로 그 자질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
건조해 보이던 그 톤.
사실은 순수한 정의로움을
드러내는 장치였던 것이다.
위기가 닥치면 누구보다 먼저
몸을 던지는 캐릭터.
이보다 당찬 인물이 또 없다.
6개월을 갈아 넣었다
성애라는 인물을 위해
정호연은 무려 6개월을
준비했다고 한다.
체력 훈련, 총기 연습, 운전 연습.
감독이 같은 장면을
수십 번씩 다시 찍는 스타일이라
무엇보다 체력이 관건이었다.
“닮은 점은 쉽게
지치지 않는 끈기.”
그녀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총을 다루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확실히 몸을 잘쓰는
모델이라는 전직이 한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황정민·조인성 사이에서
호프에는 든든한 배우들이
함께 자리한다.
출장소장 범석 역의 황정민,
사냥꾼 성기 역의 조인성.
묵직한 두 배우 사이에서
성애의 톤은 유독 튄다.
그런데 바로 그 튀는 결이
극에 숨통을 틔워주는 것이다.
모두가 무겁게 짓눌릴 때
혼자 다른 온도를 유지한다.
관객의 시선이 자연스레
성애에게 머무는 이유다.
나는 그 캐릭터를 정말 제대로 살린
잘한 연기라고 생각한다.
“비극인데 웃음이 터진다”
정호연은 이렇게 말했다.
“비극인데 웃음이 터지는
아이러니가 있다”고.
긴장이 최고조인 순간
성애의 담담한 한마디가
훅 하고 웃음을 자아낸다.
생각해보라.
우리 삶도 꼭 그렇지 않은가.
힘든 와중에도 피식 웃게 되는
그런 순간들이 있는 법이다.
성애의 톤은 바로 그
삶의 결을 닮아 있었던 것이다.
감히, 최고의 조미료라 부르겠다
익숙한 잣대를 잠시 내려놓아 보라.
이 묘한 매력이 오히려
‘호프’를 신선하게 만드는
최고의 조미료로 보일 것이다.
누군가의 다름을 성급히
‘틀림’으로 단정하기 전에.
한 번쯤 그 진심을
들여다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생각해보면 세상도 마찬가지다.
낯설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밀어낸 적,
우리 모두 한 번쯤 있지 않은가.
조금만 들여다보면
거기에도 저마다의
선의와 진심이 있는 법이다.
편견을 잠시 접어두고
다시 한번 정주행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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