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인
2011년 SBS 시트콤 「오마이갓」에서 주연을 맡으며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배우 김세인이 오랜 공백 끝에 자신의 인생사를 털어놓으며 많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화려한 연예계 생활 뒤에는 IMF로 무너진 가정, 15년째 의식을 찾지 못한 어머니, 세상을 떠난 아버지, 그리고 연예계에서 겪었던 상처가 있었다.
MBN 「특종세상」 방송 캡처
지난 30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 750회에 출연한 김세인은 현재 유기견 7마리를 비롯해 토끼와 닭 등 모두 15마리의 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근황을 공개했다. 생계를 위해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편 광고와 드라마, 영화 촬영도 병행하며 배우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세인은 사업을 하던 아버지 밑에서 비교적 넉넉하게 자랐지만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집안 형편이 급격히 기울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부터 상황이 정말 심각해졌다”며 화장실도 없는 창고 같은 곳에서 부모님과 함께 생활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스무 살이 되자마자 연예계에 뛰어든 그는 출연료를 모두 부모님에게 보냈다. 하지만 생활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더 큰 출연료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세인은 당시를 떠올리며 “몇천만 원이라는 돈이 정말 절실했다. 가족들이 너무 힘든 상황이라 제가 총대를 메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그는 가족을 위해 노출 연기까지 감행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특히 아버지는 딸이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쓰이는 현실을 누구보다 괴로워했다고 한다. 김세인은 “아버지가 ‘우리 딸이 벌어온 돈을 이렇게 쓰다니’라며 사업이 망한 것을 스스로 너무 원망하셨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더욱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연예계에서 겪은 상처였다. 김세인은 “연예계에 질려버렸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과거 소속사 대표에게 유흥주점으로 끌려가며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속 그렇게 못살게 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시기 어머니까지 지주막하 출혈로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김세인은 119로부터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는 “개두술이라는 큰 수술을 받으셨고 중환자실에서 오늘이 고비, 내일이 고비라는 말을 2~3년 동안 들었다”며 “그런 와중에 연예계 일까지 겹치니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사는 것이 너무 싫었다”고 담담하게 고백했다.
현재 어머니는 15년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요양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김세인은 “육체에 영혼이 갇혀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며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심정을 전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2년 전에는 아버지마저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김세인은 지금도 아버지와 함께 맞췄던 건강 팔찌를 간직하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무엇보다 배우로 성공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후회라고 했다. 그는 “아버지는 어디를 가든 ‘우리 딸은 연예인’이라고 자랑하셨다”며 “잘돼서 전원주택으로 이사해 강아지와 토끼, 닭을 키우며 살자고 약속했었다”고 회상했다.
현재 월세 전원주택에서 유기동물 15마리와 함께 생활하는 이유도 바로 그 약속 때문이다. 비록 계획했던 방식은 아니지만 유기된 동물들을 돌보며 아버지가 꿈꾸던 삶을 대신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버거웠던 김세인은 결국 연예계를 떠나 말레이시아에서 여행 가이드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귀국하게 됐고, 이후 다시 배우의 꿈을 품기 시작했다.
현재는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동시에 연기 활동도 조금씩 재개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오랜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세인은 “지금 함께 살고 있는 대식구들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열심히 살고 싶다”며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다시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새로운 각오를 전했다.
한때 촉망받던 신예 배우였지만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보다 생계를 먼저 선택해야 했던 김세인. 긴 공백과 수많은 아픔을 지나 다시 연기자로 돌아오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의 새로운 출발에 많은 이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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