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만큼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게 있을까한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들이 수학에서 출발했다. 최첨단의 기계나 AI와 같은 것들이 전부 후학에서 출발했다. 정작 그런 수학을 많은 사람들이 포기했다. 나를 포함해서. 수포자였던 내가 성인이 된 후에 오히려 수학에 관심이 생겼다. 가장 큰 이유는 원리를 배웠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너무 늦은 나이에 배웠기에 머릿속에 남아있진 않다. 학생 때 배운 수학은 무슨 암기 과목처럼 했던 듯도 하다.
수학이 다른 과목과 다른 건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 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영어는 열심히 영어 단어를 외우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어떤 단어를 먼저 외워야 한다는 건 없다. 국어도 한국 사람이니 책이나 교과서 읽고 문제 푸는 등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다. 수학은 사칙연산부터 시작해서 차근 차근 하나씩 배워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를 넘어갈 수 없다. 앞에서 배운 개념을 토대로 그 다음 과정이 이뤄진다. 그게 바로 수학이 발전한 프로세스다.
그러니 이걸 놓치면 그 다음부터는 손을 놓게 된다. 내가 아직 방정식을 이해하거나 풀지 못하는 상황인데 수업은 진행된다. 앞에서 알려주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 과정이 쌓이고 쌓이면 나처럼 수포자가 된다. 이런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점이다. 역설적으로 한국보다 서양은 수학이 약하다고 한다. 학생 때 실력은 넘사벽일 정도로 한국에서 배우던 수학을 외국가서 하면 금방 푼다고 한다. 이렇게 높은 수학 실력인데 정작 관련된 상이나 성취는 오히려 적다.
대학생 때 외국 대학은 과제를 던져주면 처음에는 헤매도 금방 쫓아온다고 한다. 한국은 초반에 금방 해내지만 갈수록 쫓아오지 못한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가 서양은 수학 원리를 깨닫게 하는 데 주력한다. 원리를 배우니 이를 근거로 모르는 문제에 접근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깨달으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한국은 단순하게 암기식 접근이라 시간이 지나며 한계가 온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가 고학력일수록 차이가 나면서 서양이 더 발전한 이유라고도 한다.
「10개 특강으로 끝내는 모든 수학의 원리」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 수학은 발견 되는 것이라고. 수학은 창조하는 건 아니다. 이미 자연 세계에 있는 걸 인간이 발견한다. 예전에 몰랐던 걸 시간이 지나 발견한다. 발견 덕분에 인간은 그만큼 발전한다. 수학 자체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발견된 것일 수도 있지만 우연히 그렇게 된 것도 많다. 철학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는 수학. 기본적으로 수학은 모든 것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다보니 이과 특성을 알 수 있었다.
논리적이고 이론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학문이다. 이러니 수학을 공부하고 잘하면 저절로 모든 사물과 생각이 논리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딱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혹시나 그렇게 된다면 왜 그런지 밝혀내야 한다. 그래야만 수학에서는 개념이 정립된다. 책에서는 총 10개로 수학의 원리를 알려준다고 한다. 비전공자에게 이토록 수학을 잘 설명한 사람은 없다는 말도 한다. 솔직히 그건 거짓이다. 그 말을 한 사람이 수학교수다. 본인이 수학을 잘 하는데 모르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수포자이기에 책을 읽으면서 기대했지만 솔직히 완벽히 잘 설명하진 않았다. 읽다보면 기호학이 나온다. 내가 알기로 가장 어려운 학문이 기호학이다. 완전히 뜬구름 잡는 이야기하는 것처럼 난해한 개념이 넘쳐나는 학문이다. 수학은 숫자로 이뤄졌지만 이걸 글로 풀어내고 개념을 정립해야 하닌 저절로 기호학이 결부된다. 첫 장이 진리, 그리고 아름다움이다. 수학을 잘하는 사람이 강조하는 주장이다. 책을 읽다보면 충분히 수긍이 간다. 아름다운 건 맞는데 그걸 알아야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책 초반에 수학에서 서로 합의한 개념과 용어를 설명한다. 왜 그런 식으로 결정되었는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책이 설명하는 걸 읽다보니 꼭 수학이 아니라도 뭔가 상당히 합리적인 사람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수학 자체가 논리정연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수학을 못한 이유 중 하나가 서로가 합의한 용어와 개념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해서 그런 듯도 했다. 뒤로 갈수록 증명하면서 수식이 복잡하게 나오니 살짝 정신을 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수학에 관심있다면 의외로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을 듯.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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