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내고 숲속에 사체 유기”… ‘음주 뺑소니’ 조형기, 30여 년 만에 방송가 완전 퇴출

과거 음주운전으로 인명 사고를 낸 뒤 피해자의 시신을 길가 숲속에 유기하는 중범죄를 저지르고도 방송 활동을 이어와 대중의 거센 공분을 샀던 배우 조형기가 사건 발생 30여 년 만에 지상파 방송가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주요 방송사들이 그의 과거 출연 자료와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조형기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아예 영상 자체를 삭제하면서 사실상 영구적인 방송 퇴출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조형기의 대형 음주 시신 유기 사건은 약 35년 전인 1991년 8월 전라북도 옥구군(현 군산시) 임피면의 한 국도에서 발생했다. 당시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모시던 조형기는 길을 가던 30대 여성 나 모 씨를 치어 현장에서 숨지게 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사고 직후 그의 행동이었다. 조형기는 피해자를 구조하기는커녕, 사고 현장에서 약 12m 떨어진 도로 옆 풀숲으로 피해자의 시신을 끌고 가 유기하고 은폐했다.
이후 그는 사건 현장에서 불과 150m 떨어진 비포장도로에 차를 세워둔 채 술에 취해 차 안에서 잠들어 있다가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체포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6%로, 만취를 넘어서는 심각한 만취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대법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아사(뺑소니) 및 사체유기 혐의 등을 적용해 조형기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그러나 교도소 수감 중이던 조형기는 1993년 문민정부 출범 당시 단행된 기획 석방(가석방) 조치로 불과 1년여 만에 풀려나는 특혜를 누렸다.
석방 이후의 행보는 대중에게 더 큰 분노와 충격을 안겼다. 석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조형기는 MBC 드라마 ‘엄마의 바다’를 통해 버젓이 안방극장 연기자로 복귀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일요일 일요일 밤에’, ‘세바퀴’ 등 지상파 방송사의 수많은 간판 예능 프로그램과 시트콤, 드라마에 출연하며 이른바 ‘친근한 아저씨’ 캐릭터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1991년 그가 저지른 음주 사체 유기 사건의 참혹한 전말과 끔찍한 진실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대중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조형기는 2017년 MBN ‘고수외전’을 끝으로 방송계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2020년 개설했던 개인 유튜브 채널마저 수많은 누리꾼의 거센 항의와 비판에 직면하자 채널을 폐쇄하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뒤늦게 가열된 국민적 공분과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방송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MBC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자사 아카이브 및 VOD(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조형기가 출연한 과거 예능과 드라마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해당 회차의 스트리밍 및 다시보기 제공을 중단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중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에게 무감각하게 방송 출연 기회를 보장해 주었던 방송가의 묵인과 방조를 향해 대중은 “퇴출 조치가 너무 늦었다”는 서늘한 비판을 보내고 있다. 뒤늦게나마 이루어진 이번 완전 퇴출 조치는 음주운전과 사체 유기라는 중대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대중문화 예술인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불합리한 현실에 종지부를 찍은 사법적·사회적 응징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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