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4년 차에 대기업 연구원 남편을 둔 30대 중반 김 모 씨는 결혼기념일에 깜짝 선물을 받았다. 상자 속 물건은 다름 아닌 ‘의대 합격증’이었다.

남편은 “어릴 때부터 꿈꾸던 의사가 되기 위해 몰래 수능을 준비해 합격했다”며 기뻐했지만, 김 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당장 마주해야 할 가혹한 현실과 생계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고연봉을 받던 남편은 3년 전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수능을 준비했다.
아내에게는 회사 승진 시험을 공부한다고 속인 채, 새벽과 재택근무 틈새, 퇴근 후 독서실을 전전하며 24시간을 쪼개 공부해 합격의 기적을 이뤄냈다.
과거 대입 실패로 가족들이 실망했던 기억 때문에 합격 전까지 비밀로 했다는 것이 남편의 설명이다. 그러나 아내가 처한 현실은 냉혹하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김 씨는 남편의 고수입을 믿고 직장을 그만둔 채 독박 육아 중이다.
더욱이 ‘영끌’로 집을 마련해 매달 갚아야 하는 대출 이자만 수백만 원에 달한다. 양가 부모님 역시 형편이 넉넉지 않아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기는커녕 오히려 용돈을 보태주던 상황이다.
의대에 진학하면 학제 6년에 수련 기간까지 최소 10년 가까이 정상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없다.
남편은 합격증으로 학자금과 생활비 대출을 받겠다며, 자신은 학업에만 집중할 테니 아내가 다시 일을 시작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경력 단절로 재취업이 쉽지 않고 아이를 돌봐줄 사람도 없는 김 씨에게는 무책임한 요구일 뿐이다.
대중의 의견도 팽팽하다. “30대 중반에 의대에 합격한 것은 대단한 인간 승리이자 기회이므로 뒷바라지해야 한다”는 찬성 측과, “가족의 생계와 육아를 도외시한 채 독단적으로 꿈만 좇는 것은 가장으로서 무책임한 반칙”이라는 반대 측이 맞섰다.
한 누리꾼은 “몰래 수능을 볼 것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으니 서로 의논하고 철저히 다음을 계획하고 도전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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