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0 · 종영 다음 날 쓰는 솔직 후기

“결혼의 완성 결말 이게 끝인가요”
“용두사미 아닌가요?”
어제 종영하자마자
검색창에 이 문장부터
쳐보신 분들 계실 것이다.
나도 그랬다.
KBS2 토일드라마 결혼의 완성이
8월 9일 12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7월 4일 첫 방송부터 딱 다섯 주.
저는 3회까지 새벽 두 시에
몰아보다가 다음 날 지각할 뻔했다.
그만큼 초반은 정말 재밌고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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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3회는 왜 그렇게 좋았을까? |
이혼하자는 말을 꺼낸 그날 밤,
아내가 납치된다.
그리고 범인이 말한다.
“당신이 술김에 청부했잖아.”
신경외과 전문의 강태주(남궁민)가
하루아침에 아내 살해 공모범이 된다.
설정만 놓고 보면 이건 반칙이다.
재미없을 수가 없는 구조다.
매회 엔딩마다 뒤통수를 때리니
일주일이 그렇게 길 수가 없었다.
9회 엔딩을 보고는
휴대폰 메모장에 용의자 이름을
다섯 개나 적어놨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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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은의 아내는 왜 죽어야 했나? |
가장 아쉬웠던 지점이다.
전직 강력계 형사 이수형(박병은).
그의 아내 박경민은 과거
보복운전 시비 하나로
노만희에게 납치돼 목숨을 잃는다.
이 에피소드가 나왔을 때
“여기서 뭔가 더 나오겠구나”
싶어서 다시보기까지 돌려봤다.
그런데 그 서사는 딱 거기까지였다.
빌런의 잔혹함을 증명하는
장치 하나로 쓰이고 끝났다.
박병은이 나오면서 뭔가 더 대단한
숨겨진 재미있는 설정들과 이야기들이
나올 줄 알고 기대했던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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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희의 철학은 어디로 갔나? |
김대명이 연기한 노만희는
분명 매력적인 악역이었다.
평범한 얼굴, 조용한 말투.
그 온도차가 무서웠다.
그런데 후반으로 갈수록
“아픈 아내를 살리려고”라는
동기 하나로 모든 게 정리된다.
진짜 흑막이 최치웅(우지현)으로
드러나는 순간도 마찬가지다.
납득은 되는데, 소름은 없었다.
초반에 깔아둔 판이 워낙 커서
결말이 더 작아 보인 셈이다.
노만희라는 빌런의 잔혹함과 철학이
딱히 보이지는 않는다.
사이코패스인데 본인 아내는 그렇게
살리고 싶어한다고?…그렇게 애처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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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청률은 왜 끝까지 올랐을까? |
여기서 반전이 하나 있다.
첫 회 4.4%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최종회에서 8%대를 찍으며
자체 최고 기록으로 종영했다.
KBS 토일 미니시리즈 중
역대 최고라는 기록까지 남겼다.
하지만 결말이 아쉬웠다는 말은
끝까지 봤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간에 껐으면 화도 안 났을 것이다.
그만큼 붙잡는 힘은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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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남는 것들 |
최종회에서 강태주는
자신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남자의
아내를 직접 수술대에서 살려낸다.
그리고 세윤과는 이혼한 뒤,
딸의 생일에 다시 마주 앉는다.
완성이라기보다 정리에 가까운 결말.
그런데 곱씹어 보면 이 드라마 제목은
처음부터 ‘결혼의 완성’이었다.
사건의 완성이 아니라.
허무했던 건 사실이지만,
다섯 주 동안 토요일 밤을
기다리게 만들어준 건 고마운 일이다.
KBS드라마가 다음 작품에서는
더 단단한 마무리의 좋은 드라마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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