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에 구진 엿마을을 쳐봐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을
정주행하고 제일 먼저 한 행동이
바로 이 검색이었다.
결론부터 말해주겠다.
구진은 실제 지명이 아니다.
가상의 소도시다.
그런데 여기서 끝내면 서운하다.
찾다 보니 훨씬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촬영은 어디서 한 것인가?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확인된 곳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다.
퇴계인문관 일대 야외에서
학생이 적은 주말을 골라 찍었고
비 오는 장면 하나를 위해
살수차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정작 엿마을은 세트와 지방 로케를
섞어 만든 공간으로 보인다.
김장한 감독은 초록빛과 나무, 햇빛,
시골 동물들을 화면 곳곳에 배치해
엿 냄새까지 느껴지게 하고 싶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래서 그렇게 아늑했던 것이다.
박사골 마을, 전북 임실
실제로 엿 만드는 동네가 있을까?
있다. 그것도 한두 곳이 아니다.
전북 임실 삼계면 세심리는
박사골 엿마을로 불린다.
바로 옆 순창 동계면 구미마을도
재래식 쌀엿으로 이름이 깊다.
강원 원주 치악산 황골마을은
100년 넘게 황골엿을 지켜왔고
전남 담양 창평에는 3대째
쌀엿 공방을 잇는 모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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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시작되고 설이 다가오면 손이 더 바빠진다. 농한기 품앗이로 온 마을이 같이 엿을 고는 구조인 것이다. |
엿 한 가락이 왜 이틀이나 걸릴까?
과정을 알아보고 솔직히 놀랐다.
쌀을 네댓 시간 불려 고두밥을 찌고
엿기름을 넣어 여덟 시간 삭힌다.
그 물만 걸러 가마솥에서
네 시간을 쉬지 않고 젓는다.
굳은 갱엿을 100번 넘게 당겨야
비로소 하얀 엿가락이 된다.
꼬박 이틀 걸리는 작업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 얻어먹던 엿이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이제 알겠다.
공장 엿과 달리 바삭하고
단맛이 은은하게 밀려온다.
치아에도 잘 붙지 않는다고 한다.
제목이 왜 하필 엿인 것일까?
이 과정을 보고 나서야 이해했다.
백 번을 당겨도 끊어지지 않고
끝내 서로 엉겨붙는 것.
그게 엿이고 그게 사랑이다.
달콤하게 꼬였다는 그 포스터 문구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던 것이다.
바람이 하나 있다.
드라마 덕에 엿마을을 검색하는
지금 이 관심이,
새벽부터 가마솥 앞에 서 있는
어르신들에게도 닿았으면 좋겠다.
가상의 구진은 지도에 없지만
진짜 엿마을은 오늘도 김을 올리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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