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사나기, 대체 누구인가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는 총 8부작으로
매주 수요일 2편씩 공개됐다.
죽은 줄 알았던 정진만,
이동욱이 돌아오고
새 대표가 된 지안 김혜준이
글로벌 세력 바빌론에 맞서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바빌론의
동아시아 지부를 총괄하는
수장이 바로 쿠사나기 이다.
낮게 깔리는 목소리,
흔들림 없는 눈빛.
말 한마디로 방 안의 공기를
얼려버리는 인물이다.
일본인이 아니었다?
이름만 보고 당연히
일본 배우인 줄 알았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쿠사나기는 일본인이
아니라는 설정이었고
정윤하는 유창한 일본어와
영어를 자유롭게 오가는
다국어 연기를 소화해냈다.
솔직히 자막 없이 봤다면
한국 배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수준이다.
소리치지 않는 빌런의 품격
보통 악역이라고 하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쿠사나기는 다르다.
미세한 표정 변화와
절제된 중저음만으로
목표 앞에 타협이 없는
냉혹함을 그려낸다.
주변 인물들을 철저히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는
그 서늘함이 압권이다.
특히 먹는것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먹방 빌런’이라고 봐도 될 만큼의
이런 디테일한 설정이
극의 재미를 넣어줬다.
김혜준과의 기싸움 명장면
개인적으로 5, 6회에 나온
지안과 쿠사나기의
대면 장면이 이번 시즌
최고 명장면이라 생각한다.
저격 위협 앞에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대화를 주도하는 절제력.
소리 지르지 않아도
무서운 빌런이 진짜
무서운 빌런이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빌런이 살아야 드라마가 산다
쿠사나기가 없었다면
시즌2의 긴장감은
절반도 안 됐을 것이다.
이동욱과 김혜준의 액션이
빛날 수 있었던 것도
맞서는 상대가 그만큼
강렬했기 때문이다.
정윤하가 다했다는 말,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런 배우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 미안할 정도.
앞으로 나올 작품들이
진심으로 기대된다.
좋은 배우 한 명이
작품 전체를 살리는 모습은
언제 봐도 기분 좋은 일이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이번 주말 정주행을
추천드린다.
후회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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