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과 한 공간에서 지내다 보면 조용해진 집 안 분위기에 문득 불길함이나 걱정이 엄습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방금 전까지 곁에서 맴돌던 반려견이 기척도 없이 사라져 버리자, 혹시 열린 문틈으로 나간 것은 아닌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다급하게 집안 구석구석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방과 거실을 바쁘게 오가며 녀석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던 중, 거실 한편에서 예상치 못한 기막힌 광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집안을 발칵 뒤집어놓은 장본인이 가장 시원한 바람이 쏟아지는 선풍기 바로 앞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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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찾아온 무더위에 털옷을 입은 녀석도 꽤나 지쳤는지, 시원한 바람을 독차지하며 세상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엉덩이를 바닥에 푹 붙이고 등을 기댄 채 마치 사람처럼 능청스럽게 앉아 바람을 만끽하고 있는 포즈였습니다.
자기를 애타게 찾던 집사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긋이 눈을 감고 바람을 쐬는 모습이 어찌나 당당하고 어처구니없는지 한참 동안 웃음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놀랐던 마음도 잠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명당자리를 찾아낸 댕댕이의 영리하고 깜찍한 행동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반려견의 엉뚱한 매력 덕분에 무더운 여름날의 피로가 단숨에 날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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