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알바와 발레파킹 견디며 대형 배우 된 주상욱

배우 주상욱은 어린 시절 갑작스러운 부친상으로 인해 커다란 슬픔을 겪으며 성장했다. 은행에 다니던 아버지는 주상욱이 7살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읜 그는 당시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학창 시절 새로운 학년이 되면 작성해야 했던 가정환경조사서는 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아버지 인적 사항란에 사망이라는 단어를 직접 적어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동급생 친구들은 그 사실을 두고 놀림을 일삼았고 어린 주상욱은 상처를 안고 버텼다.
38살의 나이에 홀로 남겨진 어머니는 세 남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쉼 없이 일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어머니는 자식들이 기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헌신했다. 어머니는 빠듯한 살림에도 아들을 위해 늘 소고기 반찬을 식탁에 올려주었다.
주상욱의 누나와 여동생은 뛰어난 학업 성적을 거두며 모두 명문대에 진학했다. 누나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했고 여동생은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공학박사 출신이다. 반면 주상욱 본인은 학창 시절 공부와 거리가 멀어 자학 개그를 던지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로 연예계에 데뷔한 주상욱은 긴 무명 시절을 보내며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다. 군대 전역 후에도 마땅한 기회가 없어 경제적 어려움에 계속해서 시달려야 했다. 당시 그가 연기 활동으로 벌어들인 연소득은 불과 960만 원에 지나지 않았다.
어머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그는 당구장과 발레파킹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발레파킹 일을 하던 중에는 손님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반말을 들어야 했다. 자존심이 상하고 막말을 들었지만 그는 생계를 위해 1년 넘게 묵묵히 참아냈다.

지독한 무명 시절을 견딘 주상욱은 드라마 자이언트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비로소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깔끔한 외모 때문에 25년 동안 줄곧 실장님 역할에 갇히는 이미지를 얻기도 했다. 그는 똑같은 캐릭터에 고착화되는 상황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연기 변화를 모색했다.
고뇌 끝에 주상욱은 2022년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에서 타이틀롤 이방원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정통 사극 특유의 묵직한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평단의 높은 호평을 받았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실장님 이미지를 깨부수고 배우로서의 진가를 입증해냈다.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은 주상욱은 2022년 KBS 연기대상에서 데뷔 후 첫 대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무대에 오른 그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소감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시상식장에서 그는 세 남매를 홀로 키워내신 어머니에게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전해 감동을 안겼다.
주상욱은 수상 소감에서 자신을 끝까지 믿고 지원해 준 어머니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힘든 시절 소고기 반찬을 챙겨주며 자식들을 키워낸 어머니의 노고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뜨거운 효심과 진솔한 고백은 많은 시청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연기 대상을 수상한 이후에도 주상욱은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갔다. 최근 그는 SBS 드라마 김부장에서 데뷔 28년 만에 처음으로 지독한 악역 연기에 도전했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섬뜩하고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충격을 선사했다.
어린 시절 부친상과 가난, 지독한 무명 시절의 막말을 견뎌낸 그는 마침내 대형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960만 원의 연소득으로 버티던 청년은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가 되었다. 시련을 극복하고 성장을 거듭하는 주상욱의 다음 행보에 대중의 커다란 기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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