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무대에서 기록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글로벌 톱스타 반열에 오른 걸그룹 블랙핑크. K-팝 역사를 새로 쓰는 화려한 승전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국내 팬덤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극에 달하고 있다.
축하와 응원이 쏟아져야 할 시점에 팬들 사이에서는 서운함을 넘어 격앙된 비판이 터져 나오며 심상치 않은 이상 기류가 감돌고 있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글로벌 성공의 이면에서 왜 국내 팬들의 민심은 이토록 냉담하게 돌아선 것일까.
가장 먼저 지목되는 문제는 극단적으로 적은 그룹 활동 빈도다. 언론, SNS 미디어 등 관련 매체 분석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국내 그룹 활동은 타 인기 걸그룹과 비교해 눈에 띄게 드물다.
데뷔 시기가 비슷한 트와이스가 약 10년간 225곡을 발표하며 팬들과 호흡한 반면, 블랙핑크의 발매 곡 수는 37곡에 불과하다. 팬들 사이에서는 “세계적 명성을 얻은 뒤 초창기 국내 팬 기반을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서운함이 짙게 배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최근 열린 10주년 팬미팅 발표 과정에서 결국 폭발했다. 행사 불과 이틀 전에서야 공지가 띄워진 것은 물론,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조차 불분명한 파행적 운영이 이어졌다.
심지어 유료 멤버십 가입 팬덤 중 단 40명만을 초청한다는 방침과 일부 멤버의 불참 소식까지 전해지며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급기야 소속사 사옥에 항의 방문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며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이한 파행의 근본 원인으로 ‘기획사보다 거대해진 아티스트의 위상’을 꼽는다. 블랙핑크 멤버들의 글로벌 개별 영향력이 급증하면서,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YG는 멤버들과의 그룹 활동 재계약을 위해 수백억 원대의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약 여부에 따라 회사 주가가 수천억 원 단위로 출렁이는 구조 속에서, 소속사가 아티스트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현상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특유의 인적 자원 딜레마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인재를 키워내지만, 성공할수록 개인의 시장 가치와 독립 가능성이 높아져 회사의 통제력을 벗어나는 모순이다.
이는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의 핵심 인력 이탈이나 월스트리트 자산운용사의 스타 펀드매니저 독립, 로펌의 거물 변호사(레인메이커) 이적 파동과도 궤를 같이한다.
글로벌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아티스트의 성장은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뿌리가 되어준 팬덤과의 소통 부재와 파행적인 운영은 결국 브랜드 가치를 갉아먹는 독이 될 수 있다. 아티스트와 소속사, 그리고 팬덤 사이의 건강한 균형점을 찾는 경영적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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