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몰라요, 인생 몰라요”… 100억 자산가 故 하일성이 맞닥뜨린 비극의 전말

대한민국 프로야구 중계의 독보적인 아이콘이자 전 KBO 사무총장이었던 故 하일성 야구 해설위원. 특유의 구수한 입담과 탁월한 승부 예측으로 수십 년간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거액의 자산을 축적했던 그가 말년에 왜 극심한 생활고와 사기 혐의에 휘말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는지에 대한 전말이 재조명되고 있다.
하일성은 생전 거침없는 마당발 인맥을 자랑했다. 학창 시절과 체육교사 시절을 거치며 쌓은 거친 일화들은 물론, 1980년대 전국구 폭력조직 ‘범서방파’의 두목 故 김태촌과 “손을 잡고 다닐 정도로 막역한 사이”라고 방송 등에서 공공연히 친분을 드러낼 만큼 암흑가 인사들과도 깊은 교류를 이어갔다.
주변에 따르는 조폭 및 어둠의 세력 후배들이 늘어나고 이들로부터 깍듯한 대접을 받으면서, 하일성은 주변인들에게 통 큰 ‘형님’이자 대부로 각인되기를 즐겼다. 그러나 이러한 과시욕과 무조건적인 맹신은 돌이킬 수 없는 덫이 되었다.
전성기 시절 서울 강남구 역삼동 등에 시가 100억 원 상당의 대형 부동산(모텔 건물)을 보유하며 자산가로 군림했던 하일성에게 한 지인이 접근했다.
인근 상권 개발 정보를 빌미로 “건물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유리한 조건으로 매각해 주겠다”고 제안한 조 모 씨는 매각 절차를 위임받는 과정에서 인감도장과 일체의 서류를 넘겨받았다. 하일성은 상대방을 철석같이 믿고 서류를 건넸으나, 이는 치밀하게 계획된 부동산 사기였다.

가해자는 부동산을 매각한 뒤 대금을 가로채 잠적했고, 하일성은 100억 원에 달하는 건물 매각 대금을 단 한 푼도 손에 쥐지 못했다. 문제는 서류상 매매 계약이 성립되면서 국세청으로부터 약 10억 원에 달하는 양도소득세 및 관련 세금 고지서가 발부된 점이다. 하루아침에 100억 원 자산가에서 ’10억 고액 국세 체납자’로 전락한 셈이다.
체납된 세금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권 대출을 시도했으나 고액 체납자 신분으로 인해 제도권 금융 이용이 불가능했다. 결국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사채 시장에 손을 대면서 불법 추심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채 이자의 악순환에 빠졌다.
소유하던 자택과 차량을 비롯한 전 재산을 처분해 월세로 전락했고, 지인에게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사기 혐의로 잇따라 피소되는 등 극심한 경제적·정신적 파탄에 직면했다.
결국 2016년 9월, 하일성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비극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그가 생전 경기 해설 중 남긴 명언 “야구 몰라요, 인생 몰라요”라는 말은 본인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관통하는 비극적 역설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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