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만 프로야구(CPBL)가 타이베이 돔 개장과 함께 사상 최고의 티켓 판매량을 기록하며 역대급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일까요?
리그의 폭발적인 성장 뒤에 숨어있던 일부 관중들의 추악한 민낯과 도를 넘은 추태가 연이어 폭로되며 대만 전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최근 대만 야구계를 뒤흔든 ‘비어걸 강제 신체접촉 사건’과 함께, 야구장의 핵심 흥행 동력이자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 출신 스타 치어리더들이 처한 안타까운 이면에 대해 알아봅니다.
“야구 보러 왔나, 마수 뻗으러 왔나” 대만을 분노하게 한 비어걸 성추행
사건은 지난 8월 16일, 타이베이 돔에서 열린 웨이취안 드래곤스와 라쿠텐 몽키스의 경기에서 발생했습니다. 경기장 관중석에서 생맥주를 판매하던 여성 직원(비어걸)에게 한 남성 관중이 기념사진을 찍자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포즈를 취하는 과정에서 이 남성은 동의 없이 여성의 허리를 강제로 감싸 안는 성추행을 저질렀습니다.
피해 여성은 “손을 쳐내려고 했지만 남성이 꿈쩍도 하지 않아 실패했다”며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 모습은 현장에 있던 다른 팬의 카메라에 포착되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대만 프로야구(CPBL) 차이치창 총재까지 나서 “정말 끔찍한 행동”이라며 격분했고, 리그 사무국은 즉시 해당 남성을 블랙리스트에 등록하여 전 구장 영구 출입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다혜·이주은·안지현… ‘K-치어리더’ 신드롬과 그 뒤의 어두운 그림자
사실 이러한 야구장 내 여성 종사자를 향한 추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특히 현재 대만 야구는 한국 출신 스타 치어리더들이 진출해 그야말로 ‘치어리더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기에 이번 사건이 주는 씁쓸함이 더 큽니다.
이다혜 (웨이취안 드래곤스): 한국 치어리더 최초로 대만에 진출해 단독 CF만 12편 이상 찍을 정도로 독보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스타입니다.
이주은 (푸방 가디언스): 야구장에서 춘 ‘삐끼삐끼 춤’ 직캠 하나로 글로벌 1억 뷰를 달성, 무려 4억 원대 파격적인 계약금을 받으며 대만에 상륙해 금융사·통신사 메인 모델로 활약 중입니다.
안지현 (타이강 호크스): 신생 구단의 치어리더 팀장 겸 해외 안무 디렉터로 스카웃되어 대만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엄청난 팬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선수 못지않은, 혹은 선수를 뛰어넘는 몸값과 인기를 누리며 대만 야구 흥행의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만 명의 관중을 불러 모으는 이 스타들조차 일부 극성팬들의 선 넘는 사생활 침해, 퇴근길 강제 신체 접촉 시도, 특정 신체 부위만 집요하게 확대해 찍는 불법 몰카 문제에 상시 노출되어 고통받고 있는 것이 대만 야구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뺨 때려 피 흘리게 하더니… 끊이지 않는 잔혹사
올해 대만 야구장에서는 유독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지난 3월 타이난 경기장에서는 한 40대 남성 관중이 통행을 제지한다는 이유로 20세 경기 운영 아르바이트생의 뺨을 때려 피를 흘리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남성 역시 영구 출입 금지를 당하고 직장에서도 해고되었습니다.
현지 매체들은 이러한 일탈에 대해 “내가 돈을 내고 입장했으니 법과 타인의 경계를 넘어도 된다고 착각하는 비뚤어진 특권 의식이 문제”라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성숙한 관람 문화 없는 흥행은 모래성일 뿐
대만 프로야구 사무국이 성추행 관중에게 ‘영구 출입 금지’라는 강력한 칼을 빼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법적 제재를 넘어 예방 대책과 현장 종사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아무리 돔구장이 화려하고, 한국의 탑클래스 치어리더들이 멋진 공연을 펼치며, 관중 수 수백만 명을 돌파한들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스태프와 치어리더의 안전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리그는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관중은 왕이 아닙니다. 에티켓과 존중이 결여된 흥행은 결국 신기루처럼 사라진다는 점을 대만 야구의 씁쓸한 잔혹사가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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