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패라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를 넘어 그라운드를 온기로 물들인 뜻밖의 장면이 축구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8월 16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3라운드 울산 HD와 강원 FC의 맞대결.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경기장 상공에는 거센 장대비가 쏟아지며 험난한 수중전을 예고했다.

본격적인 경기에 앞서 선수들과 손을 잡고 입장하는 ‘에스코트 키즈’ 어린이들도 그라운드에 섰다. 굵어지는 빗줄기 속에서 별도의 우비조차 갖추지 못한 채 비를 맞으며 국민의례와 공식 식순을 대기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그 순간, 경기장의 차가운 빗줄기를 막아선 것은 울산 HD 선수들의 세심한 배려였다. 이동경과 정승현을 비롯한 선수들은 자신 앞에 선 어린 팬들이 비에 젖을까 염려하며 주저 없이 손을 뻗었다.
입고 있던 트레이닝 상의 뒷자락을 높이 들어 올려 아이들의 머리 위를 감싸는 일명 ‘유니폼 우산’을 자처한 것이다. 선수들은 아이의 몸을 살뜰히 다독이며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겼다.
선수들의 온정이 깃든 찰나의 순간은 현장 카메라와 영상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경기 종료 직후 인스타그램 릴스를 비롯한 각종 SNS로 공유된 해당 장면은 순식간에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국내 축구 팬들은 물론 해외 외신과 글로벌 누리꾼들까지 영상을 공유하며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 “승패보다 더 빛난 진정한 매너”, “어린이에게 평생 잊지 못할 가장 따뜻한 기억이 될 것”이라는 찬사가 이어졌고, 정승현 역시 해당 영상 게시물에 직접 다정한 댓글을 남겨 팬들과 온기를 나눴다.
이날 울산 HD는 강원 FC와의 5골 난타전 끝에 2-3으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비록 승점은 챙기지 못했지만, 빗속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순수한 존중과 배려는 결과 이상의 따뜻한 온기를 남겼다.
비 내리는 그라운드 위에서 피어난 ‘유니폼 우산’은 프로 스포츠가 팬들에게 전할 수 있는 진정한 가치와 품격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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