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이국땅에서 언어장벽을 겪으며 낯선 도시락 하나 때문에 또래들의 놀림감이 되었던 어린 소년이 훗날 대한민국 뉴미디어 코미디의 패러다임을 바꾼 주역으로 성장했다.

주인공은 구독자 200만 명 이상을 보유하며 웹 예능 최초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능 작품상을 거머쥐었던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간판 코미디언 이용주다.

이용주는 1990년대 후반, 아버지의 사업차 온 가족이 호주 시드니의 대표적 한인 밀집 지역인 이스트우드로 이민을 떠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호주 이스트우드 공립 초등학교에 입학한 그는 서툰 영어 탓에 입학 초기 문화 차이와 언어장벽에 부딪히며 현지 아이들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했다.
특히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씁쓸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사건은 다름 아닌 ‘도시락’이었다. 유학 초기 샌드위치를 싸 가던 이용주는 어느 날 부모님이 싸주신 잡채와 밥이 담긴 한국식 도시락을 학교에 가져갔다.
당시 잡채라는 음식을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던 현지 학생들은 낯선 생김새와 냄새를 보며 그를 둘러싸고 “이게 대체 뭐냐”라며 놀려댔다.
어린 나이에 상처를 받을 법한 상황이었으나, 반에 있던 유일한 한국인 친구들만이 다가와 “나 한 입만 주면 안 되냐”라며 구석에서 함께 음식을 나눠 먹어 위기를 넘겼다는 후문이다.
언어장벽과 문화적 차이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 시기 타향살이의 경험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했던 습관은 훗날 그에게 독보적인 자산이 되었다.
이용주는 2016년 SBS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으나 ‘웃찾사’ 폐지라는 시련을 맞았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동료 김민수, 정재형과 함께 대학로 스탠드업 코미디무대를 거쳐 웹 예능인 ‘피식대학’을 만들었다.
특히 호주 유학 시절 접했던 외국인들의 독특한 억양과 습관은 글로벌 토크쇼 패러디인 ‘피식쇼(The Psick Show)’에서 빛을 발했다.
해외 유명 셀럽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면서도 ‘유학파이지만 영어 발음과 표현으로 멤버들에게 구박받는 허당 유학생’ 캐릭터를 구축해 대중에게 폭소탄을 안겼다.

해외 축구선수 손흥민의 특유 인터뷰 억양을 완벽하게 재현한 성대모사 역시 어린 시절 호주에서 갈고닦은 관찰력에서 비롯된 결과다.
어린 시절 낯선 문화권에서 ‘잡채 도시락’ 하나로 놀림받던 외로운 유학생 이용주. 문화적 이방인으로서 느꼈던 고충과 결핍을 유쾌한 웃음으로 승화시킨 그는,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팬들에게까지 공감과 웃음을 전하는 독보적인 코미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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