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뿌리는 한국, 역사 왜곡 안 돼”… 우익 협박 뚫고 소신 지킨 日 록스타 미야비

독보적인 슬랩 주법으로 세계 무대를 누비는 일본의 정상급 록 뮤지션이자 할리우드 배우인 미야비(MIYAVI·본명 이시하라 타카마사)가 자신의 한국계 뿌리를 당당히 밝히며, 일본 내 극우 세력의 거센 반발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소신 행보를 이어온 사연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내외 매체 인터뷰에 따르면, 미야비는 재일교포 2세인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한국계 혼혈)다. 본명은 ‘이시하라 타카마사(石原崇雅)’이며, 그의 성씨인 ‘이시하라’는 한국의 본관인 ‘이(李)’ 씨 성을 일본식으로 변형한 것이다.
미야비는 과거 인터뷰와 자서전 등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숨기지 않고 당당히 드러내 왔다.

그의 친조부모는 제주도 출신으로 일본 오사카 쓰루하시로 건너와 정착했으며, 미야비는 자신의 몸에 한국의 뿌리를 기억하는 한자 ‘李(오얏 리)’ 문신을 새겨 넣을 정도로 정체성에 대한 깊은 자긍심을 표현해 왔다.
내한 공연 당시에도 “한국은 내게 피가 흐르는 특별한 나라”라며 각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미야비의 역사적 소신이 전 세계에 강렬하게 각인된 계기는 2014년 할리우드 톱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연출한 영화 ‘언브로큰(Unbroken)’이었다.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쟁에서 미 공군 조종사 루이 잠페리니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미야비는 포로수용소에서 연합군 포로들을 잔혹하게 고문하고 학대했던 실존 악질 전범 와타나베 무쓰히로(일명 ‘새/The Bird’) 역으로 캐스팅됐다.
당시 일본 내 대표적인 록스타가 자국의 전쟁 범죄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영화에 전범 악역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극우 세력은 폭발적인 분노를 쏟아냈다.
우익 단체들은 영화 상영 금지 운동을 벌이는 한편, 미야비를 겨냥해 “매국노”, “일본에서 영구 추방해야 한다”는 비난과 함께 실시간 살해 협박까지 가했다.
외신 인터뷰에 따르면 미야비는 “처음에는 조국 일본의 잔혹한 과거를 연기하는 것이 심적으로 너무 괴로워 역할을 고사하려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안젤리나 졸리 감독과 오랜 대화를 나누며 “이 영화는 단순히 특정 국가를 증오하기 위함이 아니라,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통해 평화와 용서의 가치를 전하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를 왜곡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진실을 똑바로 마주해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티스트로서의 역할”이라며 당당히 영화 프로모션에 나섰다.
우익 세력의 집요한 공격을 이겨낸 미야비는 이후 일본인 최초로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임명되어 전 세계 분쟁 지역과 난민 캠프를 방문하며 평화와 인권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음악과 연기를 통해 한국과 일본, 그리고 세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해 온 미야비의 굳건한 역사관과 소신은, 단순한 연예인을 넘어 한일 양국 대중에게 깊은 울림과 귀감을 주고 있다.

한복 웨딩 화보를 촬영한 미야비 부부 (출처:웨딩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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