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아침, 그의 계정에
사진 대신 편지 한 장이 올라왔다.
손으로 꾹꾹 눌러쓴 글씨였다.
소속사 발표보다 본인의 글이
먼저 도착한 경우다.
10년 전 저녁 뉴스 화면 속
그 대학생을 기억하는 분이라면
이 소식이 조금 다르게 읽힐 것이다.
그날 편의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2015년 서울 관악구.
시험을 끝내고 친구들과 있다가
로또를 사러 들른 편의점이었다.
식칼을 든 강도와 마주쳤고,
그는 그대로 몸을 던져 붙잡았다.
(관악구에서 벌어진 일이라 뭔가 정감이 간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관악구 봉천동에 산 토박이다.)
“원래 오지랖이 넓다”
담담한 인터뷰 한마디가
그의 인생 항로를 바꿔놨다.
관악경찰서장 표창에
모교 한양대의 에토스상까지.
그리고 이듬해, 웹드라마로
배우 장동윤이 시작됐다.
상대는 대체 언제 만난 사람일까
예비 신부는 배우 김승윤.
1997년생, 5살 연하다.
두 사람의 접점은 무려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조선로코 녹두전’.
장동윤이 주연이던 그 작품이
김승윤의 데뷔작이었다.
인연은 카메라 뒤에서 이어졌다.
2023년 그의 연출 데뷔 단편
‘내 귀가 되어줘’,
그리고 올해 4월 첫 장편
‘누룩’의 주연이 모두 김승윤이었다.
편지에는 어떤 말이 적혔나
그는 결심까지 참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적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여러 모습을 알게 됐고
그만큼 더 아끼게 됐다고 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로의 편이 되어주며”
살아가기로 했다는 문장이
편지의 한가운데 있었다.
예식은 오는 10월,
양가 가족만 모신 채
조용히 예배 형식으로 치른다.
화려한 화보도, 대형 홀도 없다.
천천히 익은 것들의 힘
공교롭게도 그의 첫 장편 제목이
누룩이었다.
시간을 들여야만 맛이 나는
발효의 재료 말이다.
7년을 함께 걸어온 두 사람도
어쩌면 같은 방식으로
여기까지 온 게 아닐까 싶다.
아직 두사람은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그런 배우들이 아니다.
솔직히 나는 두 사람 기사가 뜬 것을 보고
이게 누구지? 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두사람에게서는 진중함이 옅보인다.
빠르게 증명하라는 시대에
느리게 쌓아온 것들이
결국 가장 단단하다는 걸
이 소식이 조용히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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