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밤, 아내와 나란히 앉아
‘나 혼자 산다’를 보다가
둘 다 동시에 조용해진 순간이 있었다.
전현무가 커튼을 젖히는 장면.
그 창밖에 있던 것이 바로
카자흐스탄 콜사이 호수였다.
1박 2일 휴가에
왕복 10시간 운전이라니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체류 시간은
비행을 빼고 딱 29시간이었다.
알마티에서 첫날을 보내고
남은 시간은 20시간 남짓.
그런데 구성환이 추천했다는
콜사이 호수까지의 거리가
편도 290km, 무려 5시간이었다.
남은 시간의 절반을
운전대에 쓰겠다는 선택.
밤 11시 30분에 출발해
새벽 5시 30분에야 도착했다.
텅 빈 로비에서 체크인도 못 하고
한참을 서성이던 그가
겨우 방에 들어가 커튼을 열자,
에메랄드빛 호수가 펼쳐졌다.
“공기청정기 100만 대가
안 부러워, 여기가 1등이다.”
이 장면이 나간 순간
시청률은 말도안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그날 방송의 최고의 순간이었다.
콜사이 호수,
도대체 어떤 곳일까?
톈산산맥 북쪽 자락에 숨어 있는
고산 호수 세 개를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해발 1800m, 2250m, 2700m에
차례로 놓여 있어
‘톈산의 세 진주’라 불린다.
다행히 1호수는 주차장에서
15분만 걸으면 닿는다.
배를 타거나 말을 타고
호숫가를 도는 것도 가능하다.
함께 보면 좋은
카인디 호수
전현무가 다음으로 향한 곳이다.
지진으로 계곡이 잠기면서
물속에 가문비나무가 그대로 선 채
기둥처럼 솟아 있는 호수다.
길이 400m, 해발 2000m.
사진으로 봐도 비현실적인데
실제로는 더하다고들 한다.
가려면
이건 알고 가자
알마티에서 사티 마을까지 간 뒤
4륜 차량으로 갈아타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중간에 포트홀이 심한
비포장 구간이 있어
세단으로는 무리라는 이야기가 많다.
국경 지대라
여권 지참은 필수다.
검문에서 신분증이 없으면
벌금을 물 수 있다.
당일치기도 되지만
차른 캐년까지 묶어
1박 2일로 도는 편이 훨씬 여유롭다.
콜사이호수
아직 모르는 곳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
신혼여행 때 스위스 빌라 호네그에서
하루 묵으며 봤던 호수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방송을 보던 아내가
“저기도 정말 좋다”고 했을 때,
솔직히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를
여행지로 떠올려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말이다.
세상에는 아직
우리가 이름조차 모르는
아름다운 곳이 이렇게 많다.
그러니 오늘 하루가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다면,
아직 가보지 못한 풍경이
그만큼 남아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그 커튼을
직접 열어보는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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