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디세이’ 주인공 멧데이먼
극장을 나서면서 이런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대단하긴 한데,
중간에 좀 졸았어.”
박스오피스는 여전히
독주 중인데,
커뮤니티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극찬 일색이던 후기 사이로
다른 목소리가
슬슬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숫자만 보면
논란이 낄 자리가 없다
8월 5일 개봉한 오디세이는
13일 만에 500만,
17일째에 600만을 넘겼다.
전 세계 수익은 13억 달러 돌파.
놀란 감독 필모 사상
최고 기록이다.
국내 아이맥스 관객만 67만 명,
용산 아이맥스 4주차 예매에는
대기열 4만 명이 몰렸다.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9점대,
극장 3사 평점도 9점을 넘는다.
그런데 왜
“졸았다”는 말이 나올까
일단 러닝타임이
3시간에 가깝다.
여기에 여러 화자가 번갈아 나오는
비선형 서사가 얹힌다.
집중력이 한 번 끊기면
다시 붙잡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매번 지적받아 온 과한 사운드,
아이맥스 특유의 얕은 심도 탓에
초점이 흔들려 보이는 장면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3천 년 전 이야기에
현대식 구어체 대사가 붙은 점도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다.
재미없다고 말하면
왜 눈치를 볼까
진짜 문제는 여기부터다.
놀란 영화가 재미없었다고 하면
영화를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
재밌었다가 아니라
재밌어야 한다는
묘한 강박이 깔려 있는 셈이다.
반대편도 건강하진 않다.
개봉 직후 일부 사이트에서는
이 영화에만 점수를 남긴 계정들이
1점을 뿌리는 일도 벌어졌다.
결국 양쪽 다 감상이 아니라
편 가르기에 가깝다.
오디세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내 인생 영화도
놀란 작품이다
고백하자면 내 인생 최고의 영화
두 편은 다크 나이트와 인셉션이다.
그래서 더 솔직히 적는다.
테넷부터 오펜하이머,
이번 오디세이까지
나에게는 재미있지 않았다.
대단한 것과 재미있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지 않은가.
좋아하는 감독이라는 이유로,
모두가 인정하는 감독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박수를 치는 태도는
오히려 그 영화에 실례일지 모른다.
호불호는 논란이 아니라
관객의 권리다
같은 장면에서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시계를 본다.
그 간극이 이상한 게 아니라,
그게 원래 영화라는 것이다.
600만이 극장을 찾았다는 건
600만 개의 감상이 생겼다는 뜻이다.
지루했다는 말도,
인생 영화라는 말도
나란히 놓일 수 있을 때
이야기는 더 풍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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