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선배 누구야?”
지난해 봄, 온라인이
이 질문 하나로 한참 시끄러웠다.
정답은 데뷔 10년 차 배우
정준원이었다.
그런데 그 10년의 내용이
생각보다 훨씬 독하다.
“보석함에 넣어둔 배우”
그 말의 의미
1988년생인 그는 2015년
독립영화 ‘조류인간’으로 데뷔했다.
같은 해 ‘프랑스 영화처럼’에서
시인 역으로 첫 주연을 맡았지만
그 뒤로는 긴 조연의 시간이었다.
‘박열’, ‘더 테이블’, 그리고
520만이 든 ‘독전’의 마약반 형사 덕천.
이 배역도 오디션으로 따냈다.
신원호 PD는 그를 두고
신원호 PD
“오래전 오디션을 보고
보석함에 넣어둔 배우”
라고 표현했다.
안 보이던 10년이 아니라,
누군가는 계속 보고 있던
10년이었던 셈이다.
구도원 선배가
일으킨 사고
기회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에서 열렸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4년 차 치프 구도원.
그의 첫 장편 드라마 주연이었다.
후배를 대신 혼내주고
바쁜 와중에 햄버거를 챙기는
이 다정한 선배에
안방극장이 그대로 무너졌다.
출연자 화제성은 5주 연속 2위,
관련 영상 누적 조회수는
10억 뷰를 넘겼다.
정준원 팬미팅 사진
전석 매진,
그리고 지금의 얼굴
결과는 곧바로 숫자로 왔다.
데뷔 첫 국내 팬미팅이
전석 매진됐고,
두 달 뒤엔 첫 해외 팬미팅까지 열었다.
지금은 김은희 작가의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에서
공효진의 남편이자 탐사보도 기자
권태성을 연기하고 있다.
이 작품은 6회에서
10.2%를 찍으며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윤종호 감독의 평이 인상적이다.
“설명 없이도 인물의 감정을
믿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내가 본 이 배우의 장점은 이것 인것 같다.
“오바스럽지 않게 묻어가는 것.”
바로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유부녀킬러는 누가뭐래도 공효진이
원탑인 것이고, 정준원은 그녀를 받쳐주는
남편의 역할이다.
사실 이 작품에서 아주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기란 쉽지 않겠지만,
본인이 해야하는 역할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쌓아둔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본인은 인터뷰에서
“드라마가 끝나면 잠잠해질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이 오히려
10년을 버틴 사람의 태도처럼 느껴진다.
티가 안 나는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를 기억해 두면 좋겠다.
보이지 않았을 뿐,
쌓인 것은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누군가의 보석함에도
당신의 이름이 이미
들어가 있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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