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규모인 110조 원 주주환원 카드를 꺼냈으나 주가는 8.7% 폭락했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주가 상승에 직결되는 자사주 소각안이 당장 명확히 담기지 않은 까닭이다.
자사주 40조 원을 즉시 취득해 태우기로 한 SK하이닉스와 비교되며 주주들의 실망이 커졌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주주환원책은 주가 부양력이 강한 자사주 소각보다 현금배당에 쏠려 있었다.
시장이 바라던 유통 주식 수 축소 카드가 빠지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폭탄이 대거 쏟아졌다.
구체적인 잔여 주주환원의 실행 방식마저 내년 이사회로 미뤄지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식었다.

과감한 자사주 소각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내면에는 금융 계열사의 지분 규제 이슈가 작용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합산 지분율이 금산법상 제한 기준인 10%에 딱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주식 수가 줄어들면 계열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딜레마가 생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전량 소각 카드로 주주 가치를 확실하게 챙겼다.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율 확보 요구와 주주들의 주당 가치 상승 욕구를 완벽히 일치시킨 셈이다.
단순한 수치 선언에 그치기보다 실제로 주가를 밀어 올릴 톱니바퀴를 맞춘 쪽이 승기를 잡았다.

결국 이번 8% 급락은 대형 호재성 발표도 실행 구조가 어긋나면 시장을 설득하지 못함을 증명했다.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정말 원하는 것은 환원 규모보다 주식 수를 직접 줄이는 소각 정책이다.
오는 10월과 내년 1월 이사회에서 자사주 소각 비중을 얼마나 늘려줄지 깐깐하게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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