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라리 최초 순수 전기차, 최고출력 1,050마력·제로백 2.5초의 성능 확보
● 122kWh 배터리와 최대 530km 주행거리, 브랜드 최초 4도어·5인승 구조 적용
● 국내 가격은 8억원대 예상되지만 최종 확정 전, 고객 인도는 2027년 중반 이후 전망
안녕하세요.
유카포스트 에디터 유니지입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과 신차 정보를 소비자 관점에서 전합니다.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순수 전기차 페라리 루체(Ferrari Luce)가 지난 8월 24일 서울 청담 전시장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루체는 최고출력 1,050마력, 최대토크 약 101kg·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5초, 122kWh 배터리와 페라리가 공개한 최대 530km의 주행거리를 갖춘 전기 스포츠카입니다. 국내 판매가격은 현재 8억원대가 예상되지만 최종 가격은 공식 확정 전이며, 국내 고객 인도는 2027년 중반 이후 시작될 전망입니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루체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페라리가 전기모터를 탑재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페라리는 첫 순수 전기차를 만들면서 동시에 브랜드 최초의 4도어·5인승 구조와 597L 트렁크까지 선택했습니다. 결국 루체는 기존 페라리의 엔진을 전기모터로 교체한 모델이라기보다, 전동화를 계기로 페라리를 사용하는 방식 자체를 넓힌 모델에 가깝습니다.

페라리 루체는 1,050마력으로 전기차가 되어도 성능부터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페라리 루체는 네 바퀴에 각각 독립적인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4모터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합산 최고출력 1,050마력, 최대토크 약 101kg·m를 발휘합니다. 최고속도는 시속 310km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5초, 시속 200km까지는 약 6.8초가 걸립니다.
전륜과 후륜에는 각각 독립적인 e-액슬(E-Axle)이 적용됐으며, 전륜 시스템은 필요할 때 분리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단순한 직선 가속 성능보다 각 바퀴의 구동력을 정밀하게 제어해 기존 페라리에서 중요하게 다뤄온 코너링과 운전 감각을 전동화 환경에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여기에 3세대 48V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ASC 3.0)과 페라리 최초의 탄성 장착 방식 리어 서브프레임을 적용했습니다. 2톤이 넘는 전기차의 무게를 억지로 감추기보다 네 바퀴의 움직임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고성능 주행과 일상적인 승차감을 함께 확보하려는 접근입니다.
122kWh 배터리로 최대 530km를 달리지만 국내 인증거리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페라리 루체는 122kWh 대용량 배터리와 최대 800V급 전기 시스템을 적용하고 최대 350kW 초급속 충전을 지원합니다. 배터리는 15개 모듈과 210개의 셀로 구성되며, 페라리가 공개한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약 530km입니다.
다만 국내 소비자가 반드시 구분해서 봐야 할 부분은 주행거리입니다. 현재 공개된 530km는 페라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제시한 수치이며 환경부 기준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국내 인증 과정에서는 실제 표시되는 복합 주행거리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기차에서 122kWh라는 대용량 배터리는 장거리 주행에는 유리하지만 무게에는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실제 페라리 루체의 공차중량은 약 2,260kg으로 알려졌으며, 페라리가 액티브 서스펜션과 낮은 배터리 배치를 강조하는 것도 이 무게를 주행 중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루체의 가장 큰 변화는 4도어·5인승과 597L 트렁크입니다
페라리 루체는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4도어와 5인승을 동시에 적용한 양산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존 페라리와 확실히 성격이 다릅니다. 전장은 5,026mm, 전폭은 1,999mm, 전고는 1,544mm이며 휠베이스는 2,961mm로, 전통적인 2인승 페라리 스포츠카보다 훨씬 큰 차체를 갖췄습니다.
특히 트렁크 용량은 597L에 달합니다. 페라리를 주말에만 꺼내 타는 스포츠카가 아니라 가족이나 동승자와 함께 장거리 이동까지 할 수 있는 자동차로 만들려는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푸로산게(Purosangue)가 4인승과 높은 차체를 통해 페라리 고객의 사용 영역을 넓혔다면, 루체는 전동화 플랫폼을 이용해 한 단계 더 나아간 셈입니다.
결국 국내에서 루체를 고려하는 고객에게는 제로백 2.5초보다 “한 대의 페라리로 얼마나 많은 상황을 소화할 수 있느냐”가 예상보다 중요한 구매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니 아이브가 참여한 디자인은 기존 페라리와 확실히 다릅니다
페라리 루체의 디자인은 애플의 전 최고디자인책임자 조니 아이브와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이 이끄는 러브프롬(LoveFrom)과 페라리 디자인센터가 협업해 완성했습니다. 페라리와 러브프롬의 협업은 2021년 공식 발표됐으며 루체에서 본격적인 결과물로 나타났습니다.
낮고 날카로운 보닛과 거대한 흡기구, 공격적인 램프 그래픽을 앞세웠던 기존 페라리와 달리 루체는 매끄럽고 단순한 면과 둥근 실루엣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글로벌 공개 직후 디자인을 두고 상당한 호불호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기존 페라리와 너무 다르다는 반응이 있었던 반면, 최초의 전기 페라리인 만큼 과거 내연기관 디자인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은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루체의 디자인은 사진 한두 장으로 판단하기보다 실제 차체의 크기와 비율을 함께 봐야 하는 차량이라고 생각합니다. 페라리가 일부러 기존 스포츠카와 다른 실루엣을 선택한 만큼 결국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도 이 디자인이 새로운 페라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느냐입니다.

엔진 사운드는 사라졌지만 페라리는 전기모터의 실제 소리를 이용했습니다
페라리 루체는 기존 V8이나 V12 엔진 사운드를 스피커로 단순 재현하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전기 e-액슬에서 발생하고 차체 금속을 통해 전달되는 실제 진동과 소리를 포착하고 조정한 뒤 이를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부분은 루체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페라리 구매자에게 사운드는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가속과 변속, 엔진 회전수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운전 경험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전기모터는 V12 엔진과 같은 음색을 만들 수 없습니다. 결국 페라리가 선택한 방법은 과거의 소리를 흉내 내는 대신 전기 파워트레인에서 새로운 페라리만의 소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 주행에서 이 소리가 얼마나 자연스럽고 감성적으로 다가올지는 향후 국내 시승에서 가장 확인해 보고 싶은 부분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SK온 기술도 루체에 들어갔습니다
페라리 루체는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연결고리를 갖고 있습니다. 실내의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 제어패널, 뒷좌석 제어패널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개발한 OLED 디스플레이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특히 운전석 계기판은 단순히 하나의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일반적인 전기차 방식과 차이가 있습니다. 여러 화면과 물리적 요소를 조합해 아날로그적인 감각과 디지털 정보를 함께 보여주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배터리 셀에는 SK온의 셀이 사용된 것으로 국내 공개 행사에서 확인됐습니다. 페라리가 첫 순수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영역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을 활용했다는 점도 국내 시장에서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국내 가격은 8억원대가 예상되지만 아직 최종 확정 가격으로 보면 안 됩니다
페라리 루체의 국내 판매가격은 현재 8억원대가 예상되고 있으며 일부 보도에서는 8억원 중반대를 시작가격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다만 페라리코리아는 구체적인 국내 판매가격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져 현시점에서는 8억원대라는 숫자를 확정 가격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약55만 유로 수준의 가격으로 출시됐으며, 루체는 공개 이후 기존 페라리 고객뿐 아니라 새로운 고객층에서도 주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페라리 역시 지난 7월 루체의 주문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공개가 이뤄진 지난 5월 이후 이미 주문이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 고객 인도는 생산 일정을 고려하면 2027년 중반에서 하반기 이후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국내 구매를 검토하는 소비자라면 현재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최종 국내 판매가격과 선택사양 가격, 국내 인증 주행거리입니다. 8억원대 차량에서는 기본가격보다 개인화 프로그램과 옵션에 따른 최종 구매가격 차이가 훨씬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슈퍼카 시장이 주춤한 상황에서 루체가 새로운 고객을 끌어올지도 관심입니다
페라리는 2025년 국내에서 354대가 신규 등록됐지만,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등록대수는 95대로 전년 동기보다 39.9% 감소했습니다. 전체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고가 스포츠카 브랜드의 판매는 상대적으로 주춤한 모습입니다.
물론 루체는 판매량을 크게 늘려야 성공하는 대중적인 전기차가 아닙니다. 오히려 기존 V8·V12 모델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고객에게 페라리를 제안하고, 기존 페라리 오너에게 또 다른 용도의 차량을 추가하는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4도어·5인승과 대용량 트렁크, 530km 수준의 최대 주행거리라는 구성은 기존 스포츠카보다 일상성이 확실히 높습니다.
페라리 입장에서 루체는 내연기관을 포기한다는 선언이 아니라 V6·V8·V12와 하이브리드에 순수 전기차라는 선택지를 하나 더 추가하는 모델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페라리 역시 장기적으로 내연기관이 브랜드의 핵심으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함께 가져가는 전략을 밝히고 있습니다.

에디터의 한마디
제가 페라리 루체에서 가장 흥미롭게 보는 부분은 사실 1,050마력이라는 숫자가 아닙니다.
요즘 고성능 전기차에서 1,000마력이 넘는 출력 자체는 더 이상 상상하기 어려운 영역이 아닙니다. 오히려 페라리가 첫 전기차를 만들면서 4도어·5인승과 597L 트렁크를 선택했다는 것이 훨씬 큰 변화로 느껴집니다.
페라리를 소유하면서도 가족과 함께 탈 수 있고 장거리 이동까지 고려할 수 있는 차량을 원하는 고객에게 루체는 지금까지 없었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8억원대가 예상되는 가격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빠른 전기차가 아닐 것입니다. 페라리라는 이름에서 기대하는 소리와 감성, 운전자와 자동차 사이의 교감까지 전기모터만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루체가 얼마나 빠른 전기차인지보다 엔진이 없는 페라리도 운전자가 내린 뒤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만들 수 있을지가 더 궁금합니다.
디자인부터 파워트레인까지 기존 페라리와 상당히 다른 루체입니다. 여러분이라면 8억원대의 V12 페라리와 첫 순수 전기 페라리 중 어떤 차를 선택하실지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셔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자료·사진 : 페라리, 페라리코리아
기사·분석 : 유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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