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수록 명절에는 자식과 편하게 지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며느리나 사위에게 서운한 일이 생기면, 당사자에게 말하지 못하고 자식에게 속마음을 대신 전하게 된다.
직접 부딪히지 않으니 조용히 넘어가는 방법처럼 보이지만, 그 말은 자식 부부 사이에 남는 불씨가 되기 쉽다. 명절마다 같은 갈등을 만드는 부모의 태도를 세 가지로 짚어본다.
3위. 서운함을 바로 판단으로 바꾸는 부모

음식 준비가 늦거나 연락이 짧았다는 이유로 며느리와 사위의 마음까지 단정하면 작은 장면이 사람 전체에 대한 평가로 커진다.
피곤했거나 익숙한 방식이 달랐을 수도 있는데, 한 번의 행동을 예의의 문제로 묶으면 다음 만남부터 표정과 말투까지 의심하게 된다. 모든 행동을 좋게 받아들이려고 애쓸 필요는 없지만, 서운한 사실과 상대에 대한 판단은 나누어 볼 수 있다.
2위. 자식을 심부름꾼으로 세우는 부모
하고 싶은 말을 아들에게 대신 전하면 부모는 충돌을 피하지만, 아들은 배우자와 부모 사이에서 어느 편인지 증명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딸에게 사위의 태도를 고쳐 달라고 말하는 경우도 같아서, 전달된 말에는 맥락이 빠지고 불만만 날카롭게 남는다. 자식은 해결사가 아니라 두 관계를 함께 지켜야 하는 사람이며, 반복되는 부탁은 명절 자체를 부담으로 만들 수 있다.
1위. 관계보다 부모의 자리를 확인하려는 부모
가장 크게 부딪히는 순간은 음식이나 방문 시간이 아니라, 내 말이 자식 부부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하려 할 때 생긴다. 누구 집에 먼저 갔는지, 왜 머무는 시간이 짧은지를 따지면 명절은 반가운 만남이 아니라 순서를 채점하는 자리가 된다.
서운함을 아들에게 전해 며느리의 반응을 받아내려는 마음에도 부모로서 밀리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앞의 갈등도 상대를 판단하고 자식을 사이에 세워 내 자리를 확인하려는 데서 이어진다.
부모의 자리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자식에게 새 가정이 생긴 것이며, 그 경계를 인정할수록 먼저 찾고 싶은 관계가 된다.
명절에 쌓인 마음을 무조건 참는 것이 답은 아니다. 꼭 전해야 할 말이라면 자식을 거치지 않고, 여러 일을 한꺼번에 꺼내지 말고, 그때 느낀 한 가지 서운함만 말하는 편이 낫다.

직접 말하기 어려울 만큼 사소한 일이라면 흘려보내는 것도 관계를 지키는 선택이 될 수 있다. 결국 부모의 권위를 지키는 것은 자식을 내 편으로 세우는 일이 아니라 새로 맺어진 관계의 경계를 존중하는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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