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 하면 대부분
‘부부의 세계’ 여다경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이름도 얼굴도 낯설던 신인이
안방을 한 번 뒤집어놓은
드라마가 하나 더 있었다.
지금부터 그 시절 이야기를
차근차근 꺼내보려 한다.
여다경 이전,
‘윤서원’이 있었다
2017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방영된 MBC 주말특별기획
‘돈꽃’이 그 작품이다.
한소희가 맡은 인물은
청아그룹 로비 안내데스크 직원
윤서원이었다.
재벌 3세 장부천(장승조)의
내연녀이자 혼외자의 엄마.
극 초반부터 본처 앞에
아이 손을 잡고 등장하며
판을 통째로 흔들어버렸다.
데뷔 3개월 차가
서브 여주라니
더 놀라운 건 시기다.
그는 그해 SBS ‘다시 만난 세계’로
막 데뷔한 상태였다.
두 번째 작품에서 곧바로
장혁, 이미숙, 이순재, 박세영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배역은 오디션 2차까지 거쳐
스스로 따냈다고 한다.
할머니가 물었다
“너 언제 죽어?”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이었다.
훗날 인터뷰에서 그는
할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손녀지만 너 짜증나.”
표독스럽게 잘한다며
극 중 언제 죽느냐고
매주 물으셨다는 것이다.
미움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설득당했다는 뜻이다.
밉기만 한 악역은
아니었던 이유
윤서원은 단순한 내연녀가
아니라는 점에서 특별했다.
아들을 지키려 거대 기업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결국
연민 쪽으로 기울었다.
그렇게 달려간 최종회 시청률이
전국 기준 23.9%, 자체 최고였다.
당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차근차근 쌓아올려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리고 2026년,
그는 어디까지 왔나
그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2020년 여다경을 지나
올해는 영화 ‘인턴’의
주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패션 스타트업 CEO ‘선우’ 역으로
최민식과 호흡을 맞췄고,
개봉은 9월 16일이다.
차기작도 이미 촬영 중이다.
넷플릭스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
차해인 역을 맡아
금발 단발로 변신한 근황이
얼마 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쌓아온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배우를 볼 때
대표작 한 편만 기억한다.
하지만 그 한 편 뒤에는
이름도 못 외워지던 시절의
수많은 장면이 깔려 있다.
안내데스크에 서 있던 신인이
9년 만에 최민식의 상사가 되어
스크린에 서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 하는 일이
티가 안 나는 것 같아도
결국 어딘가에는 쌓이고 있다.
오늘의 한 걸음도
분명 다음 무대의 밑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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