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에 처박나” 2조3000억 통폐합에 국군 동문들 단상 몰려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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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 발표 전부터 사관학교 동문들 진행 방식에 항의 집중
- 정치권 인사들 공청회서 날선 발언으로 논쟁 격화
- 통합 찬반 양측 군 정체성·교육 질 문제 놓고 대립 심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첫 공청회부터 현장은 격렬한 갈등과 항의로 얼룩졌다. 국방부는 육군·해군·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해 대전 자운대에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신설하고 합동성 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공청회는 국민 의견을 수렴해 오는 10월 세부 계획을 발표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다.
정치권 인사들의 발언이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달궜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과거 군무이탈 의혹을 부인하며 “탈영했다면 제가 한기호 의원 아들”이라고 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왜 장관 아드님을 공청회에 안 모셨나”라고 비꼬았다. 이어 “한규백입니까”라고 덧붙여 반대 측의 박수를 받았다. 천 원내대표는 “통폐합 비용 2조3000억원을 합동성 훈련에 투자하면 우리 군대가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며, “정권은 짧고 안보는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60~70년 쌓인 군 노하우를 쓰레기통에 처박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고도 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역시 “미래의 쿠데타를 할 세력이 이 자리에 있느냐. 쿠데타 할 수도 없다”며 논의의 방향 전환을 요구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합동성 강화, 미래전 대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학령인구 감소 대응 등을 통합의 필요성으로 제시했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관학교 교육과정의 만족도가 20~30%에 불과하다며, 민간대학과 비교해 수준이 낮다고 지적했다. 반면, 반대 측은 군 정체성 약화, 공론화 부족, 정치적 목적의 추진을 문제 삼았다.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은 “사관생도들과 현역 장교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최소한의 검증도 없이 강행하는 사관학교 통폐합은 명분을 잃은 파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 2층 태극홀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및 교육 강화 방안 공청회는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방부의 발표가 시작되기 전, 사관학교 동문들이 단상 앞으로 몰려가 진행 방식에 강하게 반발했고, 방청석에서는 “규백이 오라 그래”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 등 각 군 사관학교 동문들은 국방부 발표자료에 대해 발표 생략과 질의응답 시간 확대를 요구하며 항의했다. 사회자가 착석을 요청했지만 소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공청회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후에도 분위기는 진정되지 않았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불참한 가운데 김홍철 국방정책실장이 환영사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대한민국 국방교육의 미래를 설계하는 국가적 과제”라고 설명하자 방청석 곳곳에서 야유가 이어졌다. 박판준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이 단상에 올라 국방부가 총동창회 인사말을 생략한 데 항의하며, “현 정부가 국방안보를 파괴하는 사관학교 폐교 현장을 전달하는 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의 발언 뒤에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이범림 해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과 황성진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도 각각 국방부가 공청회 하루 전 3군 사관학교 통폐합 및 기존 부지 내 기념관·기념비 조성 계획을 발표한 점에 대해 “통폐합을 기정사실화한 요식행위”라고 비판하고, “정부가 이미 방침을 정해놓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홍철 실장이 “충분히 의견을 들었으니 정책설명회를 하자”고 하자, ‘사관학교 출신답게’라는 표현에 방청석이 술렁였고, 김 실장은 “욕하지 말라. 욕은 나중에 하라”며 제지했다.
공청회 현장은 사관학교 창설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표출된 공간으로 변했다. 찬성 측에서 “깡패들이 와서 난장판이야”라고 하자, 반대 측에서는 욕설로 맞받아쳤다. 천 원내대표와 한 의원의 발언 영상은 유튜브 등 SNS에서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첫 공청회부터 욕설과 고성, 정치권의 작심 발언이 이어지며 사관학교 통합 논의는 시작부터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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