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들쥐 1화를
오늘 앉은자리에서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화를 안 누를 방법이 없었다.
이 드라마의 무서움은
괴물이나 칼이 아니었다.
러닝머신 위의 남자,
왜 숨어 살았을까
주인공은 어린 시절
보험 사기를 꾸민 엄마의
존재를 알게 된 아들이다.
그런 기억을 안고
멀쩡히 살아내기란 어렵다.
그래서 그는 바깥을
거의 나서지 않는 사람이다.
대신 얼굴 없는 천재 작가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고,
말도 안 되는 전망 앞에서
혼자 러닝머신을 뛴다.
하루아침에 사라진 집,
그리고 통장
시작은 휴대폰 해킹인줄 알았다.
비슷한 시기 세간에는
살인 사건 하나가 터지고,
범인을 안다는 투서가
경찰에 날아든다.
평온하던 집에 경찰이 들이닥쳐
‘김영근’이라는 사람을 찾는다.
물론 그 집엔 그 혼자다.
진짜 충격은 그다음이었다.
집을 보러 왔다는 부동산.
이 집은 3년 전에 이미
매매가 끝났다는 통보.
돈을 맡겨둔 조력자 친구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회사는 이미 그만뒀단다.
“넌 제문재가 아니잖아”
동창회에서 벌어진 일
주인공의 이름은
제문재다.
극 중반에야 겨우 나온다.
단서를 찾아 동창회에 갔지만
친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자기들은 제문재를 잘 안다며,
왜 사칭을 하고 다니냐고 묻는다.
경찰서에서는 지문조차
확인되지 않는다.
동사무소에서 확인해 보니
두 달 전 누군가 그의 지문을
새로 등록해 둔 상태였다.
공황장애 약도 없이
거리로 내몰리다
뛰쳐나온 그를 붙잡는 건
공황장애다.
약을 가지러 돌아간 집은
텅 비어 있었고,
경비원은 누군가 짐을 빼며
인사까지 하고 갔다고 말한다.
여기에 사채업자 노자(설경구)가
느닷없이 등장해 폭력을 행사한다.
1화의 시점은 두 갈래다.
모든 걸 잃은 남자의 절망,
그리고 사건을 쫓는 형사.
쓰러진 그 앞에
똑같이 생긴 남자가 나타난다.
“내가 누구게?
궁금하지?”
쌍둥이인지, 변장인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1화는 그대로 끝난다.
이름을 지키며
산다는 것
보고 나서 한참 멍했다.
내가 나라는 사실이
이렇게 쉽게 흔들릴 수 있구나 싶어서.
결국 나를 지켜주는 건
서류 한 장이 아니라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었다.
오늘 안부를 물어줄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이미 충분히
증명된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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