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반듯하고 매끈한 것을 좋은 것이라 여긴다. 모양이 다르거나 촌스러워 보이면 고쳐야 할 대상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쌈지를 만든 기업가에서 농부의 삶으로 옮겨간 천호균은 농사와 일상을 통해 그 기준을 뒤집었다.
농사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드는 예술이다

천호균은 농사를 먹거리만 생산하는 노동으로 보지 않았다. 흙과 햇빛, 비와 바람에 사람의 손길이 더해져 하나의 열매가 태어나는 과정 자체를 예술로 바라봤다. 장일순 선생의 생각을 빌려 가장 평범한 농사와 일상 안에도 충분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했다.
비뚤어진 열매는 불량품이 아니다
밭에서 자란 열매는 공장에서 찍어낸 물건처럼 똑같을 수 없다. 크기도 다르고 굽은 방향도 다르지만, 상품 기준은 반듯하지 않은 농산물을 쉽게 불량품으로 밀어낸다. 천호균은 서로 다른 생김새를 결함으로 보는 시선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촌스러움을 지우면 고유한 힘도 사라진다
도시의 눈에는 농촌의 글씨와 오래된 물건이 촌스럽게 보일 수 있다. 그렇다고 억지로 세련된 모양을 입히면 그곳만의 표정과 시간이 함께 지워진다. 유명 브랜드가 농촌이라는 뜻밖의 공간에서 신제품을 보여준 사례는 촌스러움과 세련됨의 경계가 고정된 것이 아님을 드러낸다.
사람도 열매처럼 제 모습이 있다
열매가 하나하나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듯 사람도 저마다 다른 성정과 빛깔을 지닌다. 남의 기준에 맞추려고 본래 모습을 깎고 다듬을수록 개성은 희미해진다. 천호균이 집안의 가훈인 ‘생긴대로 삽시다’를 이야기한 까닭도 부족함을 방치하라는 뜻이 아니라 자기다움을 함부로 지우지 말라는 데 있다.

삶의 아름다움은 모두가 같은 모양이 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조금 굽고 투박해도 자신만의 결을 인정할 때 사람과 일상은 제 힘을 얻는다. 결국 제대로 사는 일은 남이 정한 상품 기준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모습을 존중하는 데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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