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로 재정 건전성 크게 개선
- 162조 규모 미래대응기금 신설해 청년·첨단산업 집중 투자
- 재량지출 대폭 감축하며 국채 발행량도 축소하는 재정 전략
정부가 2027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인 820조 9000억 원으로 확정하며,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재정 운용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예산안은 총수입 880조 8000억 원, 국세수입 584조 4000억 원 등 사상 최대 규모의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며, 총지출 증가율은 12.8%로 2009년(10.6%)을 크게 상회한다. 정부는 총지출이 대폭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0.1%로 낮추고, 국가채무비율도 48.3%로 하락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경제성장과 재정건전성 제고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예산안의 핵심은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이다. 최근 10년 내국세 추세선을 상회하는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삼아, 청년(13조 3000억 원), 성장동력(14조 2000억 원), 지방(15조 3000억 원), 교육·인재(10조 1000억 원) 등 4대 분야에 45조 4000억 원을 우선 투자한다. 남은 104조 4000억 원은 여유자금으로 적립해 향후 세수 변동에 대응하거나 재정 여력을 보강하는 데 활용된다. 국채 신규 발행 물량 축소에는 12조 5000억 원이 배정된다.
미래대응기금은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재정안정화 장치로 설계됐다. 박 장관은 호황기 세수를 일시적으로 지출 확대에만 쓰지 않고, 불황기에는 긴축재정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도록 기금의 양면적 기능을 강조했다. 정부는 이 기금을 통해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주요 지출 항목을 대통령령으로 30%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국가재정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재정지출 구조조정도 대대적으로 이뤄진다. 38조 6000억 원의 재량지출을 감축하고, 2100여 개 사업을 폐지했다. 의무지출 역시 69조 원 줄였으며,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도 55년 만에 개편해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도록 했다. 구직급여 지급 기준도 조정해 무급휴일 지급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정부는 2028년 이후 국세수입 증가율을 3% 수준으로 낮추고, 총지출 증가율 역시 단계적으로 축소해 2030년에는 관리재정수지를 GDP 대비 -3% 이내, 국가채무비율을 49% 이내로 관리할 방침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 상환도 내년 중 마무리된다.
투자 분야별로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엔진 확충, 청년 성장단계별 지원, 양극화 대응, 국민 안전 및 평화 등 5대 분야에 집중한다.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회계 신설, 피지컬 AI 실증 지원, 제조 명장의 암묵지를 활용한 AI 솔루션 개발, 첨단전략산업 및 에너지 대전환 투자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청년미래적금 개편, 5극3특 성장엔진특별보조금 신설, 기준중위소득 인상 등도 포함된다.
박홍근 장관은 이번 예산안이 대규모 투자와 재정 건전성 개선을 동시에 실현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인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국회 심의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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