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장르물의 역사는 이 드라마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2017년 방영된 tvN ‘비밀의 숲’은 이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포함해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수사물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검사
주인공 황시목은 어린 시절 뇌수술의 후유증으로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검사다. 공감도 분노도 없이 오직 사실만을 좇는 그의 앞에 한 구의 시신이 발견되고, 사건의 실타래는 검찰 내부의 비밀로 이어진다. 외로운 괴물 같은 검사와, 따뜻한 원칙주의자 형사 한여진이 만나 거대한 부패의 숲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다.

조승우와 배두나라는 조합
감정 없는 황시목을 연기한 조승우는 미세한 눈빛만으로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며 백상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배두나가 연기한 한여진은 장르물 속 여성 캐릭터의 전형을 깨는 존재였다. 로맨스 없이도 완벽한 두 사람의 신뢰 관계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이규형, 유재명, 신혜선 등 조연들의 발견도 빼놓을 수 없다.

신인 작가가 쓴 완벽한 설계도
‘비밀의 숲’의 극본은 신인이었던 이수연 작가의 데뷔작이다. 버리는 장면 하나 없이 16부 전체가 정교하게 맞물리는 구성은 “설계도 같은 대본”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작가는 백상 극본상을 수상했다. 자극적인 장면 없이 오직 이야기의 밀도만으로 시청자를 붙드는 드라마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해외가 먼저 알아본 웰메이드
이 드라마는 뉴욕타임스가 꼽은 ‘그해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에 이름을 올리며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고, 2020년 시즌2로 이어지며 한국 장르물의 대표 프랜차이즈가 됐다. 지금도 수사물 명작을 추천할 때 첫손에 꼽히는 작품이다.

복선 하나 놓치기 아까운 밀도 높은 드라마. 정주행을 시작하면 밤을 새울 각오가 필요하다. 아직 이 숲에 들어가 보지 않았다면, 지금이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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